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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가 더불어민주당의 '공개 저격' 대상이 됐다. 고별 공연을 진행 중인 나훈아가 공연 도중 정치권을 향해 던진 소신 발언에 발끈한 탓이다.
민주당은 자신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보수 유튜버를 '내란선전죄'로 고발하는가 한편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가짜 뉴스를 퍼 나른다는 것만으로도 고발할 수 있다면서 국민들을 상대로 '인민 재판'에 나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왼팔이든 오른팔이든 다 몸에 필요한,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그런데 오른팔이 감염되어 썩어가기 시작하면? 놔두면 죽는다면? 아니, 애초에 오른팔이 아니라 암 덩어리였는데 착각했다면?"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석열은 오른쪽이 아니라 그저 근본 없는 폭력 공안 사범"이라며 "윤석열을 옹호하는 국민의힘도 정상적인 보수정당이 아니지만 그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자들도 우파나 보수일 수가 없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훈아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공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첫날 무대에서 정치권을 향해 날린 작심 발언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나훈아는 콘서트에서 탄핵 찬반에 대한 입장을 내거나 특정 정당을 옹호하기 보다는 혼란스러운 정국과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도 이 세상을 두 개의 논리로 나누지 않고 '형제가 싸우면 안 된다'고 하셨다"며 "묻고싶다. 지금 하는 꼬라지들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냐"고 일갈했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동의", "옳소" 등 환호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나훈아는 또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라며 자신의 왼팔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니는 잘했나"라고 외쳤다.
이 외에도 각종 현안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텔레비전에서 어떤 군인들은 계속 잡혀 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 이것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 웃기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치하는 분들이 반은 국회에서 밤을 새고, 탄핵을 하니 생 지x을 하든 뭘 하든 다 좋아. 다 좋은데, 반은 국방을,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며 "경제고 국방이고 다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 딴짓들만 하고 앉아 있다"고 일갈했다.
이를 두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고 사회혼란을 부추길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 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참 웃긴 양반"이라며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참 어이가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나훈아씨 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훈아의 소신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공연 때마다 저출생이나 높은 자살률 등 사회 현안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공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돼지"로 표현하며 북한의 현실을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나훈아를 향한 민주당의 십자포화에 "예술인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란선동 관련 가짜뉴스를 퍼나르면 일반인도 고발을 불사하겠다며 겁박하더니 이제는 예술인들의 입도 틀어막으려고 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당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제대로 허를 찔리셨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내로남불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수 이승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콘서트를 열고 "'국민의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다. 좋으시냐" 등 수위 높은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민주당은 이승환에 주의를 주기 보다는 침묵하거나 오히려 독려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이중잣대가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며 "자신들의 입맛이 맞으면 정의로운 것이고 그게 아니면 오지랖이고 사회 혼란인가. 똑똑한 국민들은 이제 더이상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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