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이재명 항소심, 23일 시작 … '6.3.3' 지켜질까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와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항소심이 오는 23일 시작한다. 지난해 11월 15일 1심 선고 이후 약 2달 만이다. 법원이 선거법 판결 일정으로 제시한 '6.3.3(개월) 원칙'을 지키려면 항소심 판결은 2월15일 이전 이뤄져야 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 기일을 오는 23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둔 지난 2021년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로 알려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말했다.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는 취지로 허위 답변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며 "민의가 왜곡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된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이 대표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이 대표의 해당 인터뷰에 대해 "발언 표현 및 내용과 전체적 취지 고려하면 전체적 취지는 '국민의힘이 마치 이 대표가 골프를 친 것처럼 단체사진을 4명으로 조작했다'로 판단된다"며 "▲'골프'와 '조작'이란 단어가 주는 인상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 조작한 거죠'라는 발언의 호응관계 등을 보면 일반 선거인에게 골프 발언은 '해외출장 중 고 김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는 "백현동 부지에 대한 준주거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은 성남시의 자체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성남시장인 이 대표가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협박을 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2021년 10월경부터 백현동 부지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 대표가 백현동 발언 당시 미리 패널 등을 준비하면서 대응한 점을 들어 적극적인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선거법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돼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회의원 당선은 무효가 된다. 1심 판단인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측은 1심의 유죄 선고에 같은 달 21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일부 무죄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9일 이 대표에게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처음 발송했으나 '이사불명' 사유로 반환됐다. 이사불명은 송달 대상자가 이사했으나 새로운 주소를 알 수 없어 송달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한다. 기간 내에 항소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소가 기각된다.

이후 법원은 같은 달 11일 이 대표의 새로운 주소로 다시 송달을 시도했으나 문이 잠겨 있거나 집에 사람이 없어 송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이어 18일 사무실이 있는 국회의원회관을 통해 서류를 전달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별도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달 23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고 해당 결정을 이 대표 측에 통지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위촉하지 않을 경우 공적 자금으로 변호인을 지정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절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