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이번에 체결된 바탄 원전 타당성조사 MOU(양해각서)를 계기로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필리핀과 원전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만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를 맺고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오랜 우방이자 혈맹"이라면서 "올해가 한국과 필리핀이 수교한 지 7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며 필리핀은 한국의 '인태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하며 "이를 계기로 필리핀과의 전략적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양국 간 인프라 협력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언급하며 "필리핀이 Build, Better, More(BBM)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필리핀의 중점 인프라 사업에 협력하고자 대외협력기금 EDCF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확충에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은 자원 부국으로 세계 2위 니켈 생산국인 점을 강조하면서 "공급망에 있어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며 "이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체결을 통해 양국은 핵심광물 탐사와 기술개발, 원자재 공급망 중단 시 상호지원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식량 안보에 관한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농약, 비료, 농기계 등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 농기계 생산공단이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농기계 생산공단을 통해 필리핀의 환경과 작물에 적합한 농기계가 개발·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는 양국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필리핀에서는 프레드릭 고 투자경제특별보좌관, 크리스티나 로케 통상산업부 장관 대행, 유니나 망요 필리핀상공회의소 회장, 라몬 앙 산 미구엘 회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오늘 포럼에서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며 "정부는 오늘 체결된 MOU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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