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의장 선거 보이콧 후 규탄대회 … "野, 국회법 기본 원칙 무너뜨려"

국민의힘이 5일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보이콧한 채 여야 합의 없이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를 강행한 야당을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여당 의원 중 홀로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늘 공식 개원일이 돼 원 구성하길 바랐다"며 "그렇게 되지 못해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유감스럽다.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은 '총선 민의를 따라야 한다'면서 일방 독주를 강행했지만 이는 총선 민의를 오독한 것이다. 총선의 민심은 협치를 복원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는 사이 국민의힘 의원들은 로텐더홀에 집결해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의 입법폭주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들은 피켓을 든 채 "합의 없이 의회없다. 의회독주 중단하라", "이재명 방탄, 민생방치, 입법폭주 포기하라", "협치 상생 살려내고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을 외쳤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거대 야당은 대한민국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국회의 수준을 퇴보시켰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첫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국회의원 선서를 펴기도 전에 헌법과 국회법 기본 원칙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야당의 본회의 개의 강행을 비판하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배분이 여야 협치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의석이 많고 힘이 있다고 함부로 할 것이 아니라 성공한 민주주의는 사죄와 양보로 이뤄진다는 것을 민주화운동을 해온 사람들이 제대로 알면 좋겠다"며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하고 힘으로 잡은 사람은 힘 때문에 망한다. 똑똑히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법의 정신은 여야가 협치를 하도록 돼 있고 협의를 하도록 돼 있다. 그에 맞춰 상임위원장도 의석 배분에 따라 맞추자는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 대한민국 국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인 입법 활동을 강행할 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극한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개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떤 길을 택할 것이냐는 존경하는 야당 지도자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지금 야당이 다수당이 돼서 국회 법사위를 갖고 입법독재가 진행된다면 수백 건의 거부권이 행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총 투표수 192표 중 189표를 얻어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