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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으로 자기부정하는 민주 … 자신들이 만든 공수처도 믿지 못하나

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간 입장차를 보이던 '채 상병 특검법'을 여당과의 협의 없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자기부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자신들이 탄생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와중에 독단적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자신들이 만든 공수처도 믿지 못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6일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특검법은 지난해 해병대원 고(故) 채모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사망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특검 수사 대상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의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 유기 및 직권남용과 관련한 불법행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이다.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특별검사'가 수사를 주재하도록 규정한다. 특검이 수사를 개시하면 공수처,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은 진행하던 수사를 멈추고 특검에 수사 자료를 넘겨야 한다.

현재 채 상병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공수처는 수사외압 행사 여부를 각각 조사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최근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을 잇따라 소환해 사건 은폐 시도를 했는지,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 강행 처리는 입법 독주 민주당의 '방약무인'한 행태'"

앞서 민주당은 공수처에 채 상병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지 이틀 만에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고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9월5일 공수처에 당시 이 전 장관 등을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죄와 공용서류 무효죄로 고발했다.

같은 달 7일 박주민 TF 단장은 '채 상병 특검법'을 대표 발의했고 민주당은 한 달 뒤인 같은 해 10월6일 해당 안건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렸다. 공수처가 본격적으로 수사도 시작하기 전에 특검을 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이 자신들이 만든 공수처를 부정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특검 출범을 막을 순 없지만 공수처에 고발을 하자마자 특검을 추진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진정성보다는 특검을 빌미로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정치 공세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특검은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의도가 너무도 명확하다"며 "공수처 설립과 공수처 고발장, 특검안 모두 민주당 손에서 나왔는데 이는 엄연한 자기부정"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검찰을 못 믿겠다고 공수처를 만들더니 이제는 공수처를 못 믿겠다고 특검을 추진한다고 하니 '방약무인(傍若無人·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함)'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5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특검 추진은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 규명을 늦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재 대변인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 만을 외치는 것은 특검의 목적이 진실 규명이 아닌 정부 압박과 정쟁 유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뒷전으로 밀려난 공수처 … "문닫으란 소리인가"

채 상병 특검 추진이 그 누구보다 못마땅한 것은 바로 공수처다.

그간 수장 공백 사태 장기화와 실적 부재로 '무용론'이 끊임 없이 제기돼 온 가운데 의욕을 갖고 추진하던 수사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건 핵심 관련자들을 줄소환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하던 와중에 정치권의 개입으로 수사를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서 전담 수사팀은 물론 조직 전반에 상실감이 확산하고 있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수사를 해 달라고 고발을 해놓고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처음부터 특검을 추진할 것이지 왜 (공수처에)고발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직 공수처 관계자도 "한 국가의 수사기관이 정치권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냐"며 "(정치권이)본인들의 이익 만을 위해 수사기관과 특검을 이용하고 정쟁에 끌어 들이려는 행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병폐"라고 지적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5/04/20240504000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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