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 선거 실력 행사 논란
각종 커뮤니티·팬카페 중심
추대 문자 보내기 운동 벌여
“추, 검찰개혁 강한 의지 장점
조·정, 선명성 보여라” 비판
당 일각 “반감 부를까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이 ‘추미애 국회의장 추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당내 의장 선거까지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최근 22대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들 사이에서 ‘조정식·정성호’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고 있는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모습으로, 의장 선거까지 일부 강성지지층의 입김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강성지지층인 ‘잼잼기사단’과 ‘잼잼자원봉사단’은 21일부터 각종 커뮤니티와 팬카페를 통해 추미애 당선인을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하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추 당선인은 강경한 태도와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선명한 태도가 장점”이라며 “사법개혁을 외치는 강경파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추대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도 일부 지지자가 당내 의원들에게 ‘추미애 의장 추대’ 문자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쟁자인 조정식·정성호 의원 불가론을 꺼내 들며 비방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지지자는 지난 23일 카페에 “조 의원과 지역구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낼 때 ‘사퇴하라, 나오지 마라’는 문자는 삼가야 한다”며 “전반기는 추 당선인, 후반기는 조 의원으로 하면 될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지자들도 “조 의원은 민의를 저버리지 말라” “솔직히 조 의원이 뭘 했다고 의장인가” “정 의원 의장은 절대 반대다” 등의 비판글을 달았다.
특히, 최근 조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심’(이재명의 마음)은 당연히 저 아니겠냐”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의장 하겠다고 명심을 과시하는데 참 씁쓸하다. 지지자들이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니 명심이라고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지지자를 무(無) 지성·바보로 여기는 것”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의장 선거는 당내 선거이기도 하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표결로 선출되는 만큼 강성지지층의 영향력 행사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가 총선 승리로 당 장악력을 키우자 개딸 역시 세 과시에 나선 것인데, 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과다대표’돼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당선인이 전날 “사전에 의장 후보군을 선발할 때 당심에 물어볼 수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당원 투표를 주장한 것도 자신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한 민주당 당선인은 “강성지지층의 일부 공개적인 목소리가 모든 당원의 다수 의견이라거나 대표 의견은 아니라고 본다”며 “‘명심’을 강조하거나 강성지지층이 지나친 지지를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반감으로 작용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회법 제20조 2항에 따르면, 의장은 당적 보유를 금해 사실상 중립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의장은 전체 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며 의장의 역할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제10조)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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