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8일 여성의날을 맞아 "어느 당보다도 여성 인권의 실질적인 권위 향상에 대해 많은 공약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창당 초기 빠르게 지지기반 확보에 성공하며 세를 과시했던 것과 달리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나 국민적 관심도 측면에서 침체기에 다다르자 취약하다고 여겼던 '여성 표심 공략'에 적극적으로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과 경기도 화성 공동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 정책 강화와 관련해 류호정 전 의원 등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 이냐는 질문에는 "남녀 간 갈등을 양산할 수 있는 문제로 번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여성 정책을 하고 있다"며 "맨날 가족오락관 남성팀, 여성팀 대결처럼 흘러가는 상황이 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전 의원은 정치권 내에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인 만큼 젠더 이슈와 관련해서는 이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지만, 정책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개혁신당이 합리적인 정당이라는 면모를 부각한 것이다.
개혁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정 내 성평등 문화 정착을 골자로 하는 여성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른바 '3·3·4 엄마 아빠 육아휴직 의무제'는 엄마와 아빠가 각각 3개월씩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4개월은 자신 또는 배우자가 선택해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혁신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여성 지지율이 '0%'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인 데 따른 반성 차원이다.
지난달 20~22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여성들의 개혁신당 지지율은 0%였다.(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 15.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그간 이 대표가 보여온 갈라치기 정치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성별 갈라치기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는 '세대 포위론'(여권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2030세대를 결합해 승리한다는 전략)이라는 명분으로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 등을 주장했다. 젠더 이슈를 활용한 갈라치기로 이대남이라는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했지만 동시에 '이대녀'(20대 여성)는 확실히 돌아섰다.
이 대표의 화성을 출마 소식에 지역 맘카페에서는 '비토'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갈라치기 하는 사람이 화성에 왜 오나" "대통령 선거 때 한 행동을 봐라" "너무 싫다" "갈라치기 대마왕" 등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고유의 정쟁 유발 정치가 이번 총선에서는 절대로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여성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반성과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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