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중구·성동구갑 지역구를 고수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친명계가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이 지역에서 좋은 경쟁력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상쇄할만한 인물이 투입돼야 반발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예전 지역구에 돌아와 다시 국회의원을 한다는 것은 우리당의 혁신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면서 "임 전 실장이 당의 재산인만큼 어떤 지역에 나가야 더 당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의 경쟁력을 능가할만한 인물을 성동갑에 투입하고, 임 전 실장 같이 스타성이 충분하신 분은 좀 더 당이 어려워하는 곳으로 가주십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지역 경쟁력은 경쟁자들에 비해 높다는게 친명계의 고민이다. 경쟁력이 낮을 경우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울 명분이 있지만, 현재 상황이 그렇지 않다.
민주당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해 서울 중구·성동구갑 지역에서 경쟁력 조사를 진행했지만, 임 전 실장은 항상 당 내 인사들 중 선두권에 위치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지역구가 처음 생긴 20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패배를 해본적이 없다는 점이다. 16대 총선 이후 민주당이 이 지역을 내준 것은 18대 총선 뿐이다. 20대, 21대 총선에서 모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선됐다. 지역구 자체가 텃밭 이미지가 강한 상황에서 홍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의 '절친'으로 사실상 지역구를 양보하고 험지인 서울 서초을로 출마지를 옮겼다.
임 전 실장은 현재 지역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2년 총선 시기에 당의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 사무총장직을 사퇴하며 공천과 함께 지역구를 반납한 적이 있다"며 "임종석이 또 다시 성동의 당원과 지지자들께 아픔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운명처럼 다시 성동에 돌아왔다"고도 했다. 지역구를 바꿀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한 셈이다.
친명계에서는 임 전 실장이 서울 강남권 등 험지에서 활약해주길 기대한다. 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는데,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전적으로 후보 선정에 개입할 수 있다. 당 전략공관위는 경쟁력이 나쁘지 않은 임 전 실장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전략공천을 하는 것보다는 경쟁자와 경선 형식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친명계로 불리는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9일 통화에서 "새 얼굴들이 비교적 수월한 지역구에서 뛰고, 임종석 실장이 강남으로 가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벨트를 만들어 대항해주면 당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일"이라면서 "당에서도 여러가지 안을 두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항마로는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권유로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 대표가 이 전 의원의 중도층 표심 흡수 가능성과 그의 스타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경선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여성(20%), 청년(20%) 등 새 얼굴들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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