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6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총선 승리의 밑거름인 공천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종용하며 물갈이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을 앞두고 '친문 책임론'을 필두로 계파 갈등이 분출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33%,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비율은 35%였다. 격차는 2%포인트 차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p) 내 초접전 양상이다.
양당은 총선 승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공천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중진 희생론을 필두로 새판짜기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영남 중진들을 향한 험지 출마를 요청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를 중심으로 낙동강 벨트를 짜겠다는 구상이다.
5선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부산 북·강서갑으로,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로 이동한다. 양산을에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둔 3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경남 김해갑 또는 김해을로 이동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조 의원은 조만간 수용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 당 대표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을·3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사하을·5선) 등도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곳으로 이동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당의 정치적 기반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도 중진 희생이 터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구 이동을 거부하는 중진에게는 당이 나서 경선에서 컷오프 시킬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가 공천에서 격돌하는 모습이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직접 나서 친문을 향해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6일 공관위 발표 브리핑에서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정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혁신하려고 한다면 과거 민주당의 주류였고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들이 어쨌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굉장히 많다"고 했다.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 박범계 민주당 의원, 통일부 장관 출신 이인영 민주당 의원 등이 타깃이 됐다.
친문계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여기서 더 가면 친명이든 친문이든 당원과 국민께 용서 받지 못한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친문계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가 저인데 저도 총선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인가"라고 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든 지도부든 누군가가 나서서 정리하지 않고 '너는 안 된다'라고 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결국 공천의 최종 책임자인 이재명 대표가 친문계 공천 여부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 탈당에 따른 내분을 수습하고 당을 통합하려면 비명(비이재명)계 물갈이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 반면 원내 진출을 바라는 친명계 원외 정치인들은 비명계 의원 대폭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가 비명계 현역 의원들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친명 정치인을 공천한다면 당내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2/08/20240208002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