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신년 대담에서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나 당의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다 결국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되는 입장"이라며 "사사로운 이런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의 대담에서 '갈등이 봉합된 것인지, 2차전이 남아있는지' 묻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거를 앞세워서 판단을 하고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 위원장과 소통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최근에 통화한적은 없고 비대위원장 취임 무렵 통화를 했다"며 "저도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이라든지 이런데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정무수석이라든지 필요한 소통은 하고 있는데 직접 전화를 하기에는 한 위원장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1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의 뜻"이라며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표출됐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울 마포을 출마 과정에서 벌어진 한 위원장의 사천(私薦) 논란이 갈등의 표면적 이유였지만,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한 위원장이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4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두고 불거진 공천 특혜 우려에 대해선 "(대통령실) 후광이 작용하겠습니까. 언론에서 일단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며 "(한동훈) 위원장 취임할 때도 당과 대통령실이 얼마나 거리를 두느냐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라는 식으로 언론에서 얘기했다. 후광이라는게 있기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선 나간 분들도 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그런 사람들"이라며 "제가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 이미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든지 당의 직원이라든지 해서 향후 정치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서 대선캠프에 들어왔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분들이 총선 출마하겠다는 것을 제가 막을수는 없다"며 "사표를 제가 재가하면서 '나 자신이 능력이 안된다. (그러니) 기대하지 말고,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박스권에 갖혀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거 때 지지율하고 또 대통령 되고나서 지지율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2022년, 2023년 하반기까지는 국정기조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했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현장을 중시하고 부처간 벽 허물기를 시행을 하면서 금년에는 더욱더 국민들께서 손에 잡히는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이룰수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당의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할 수 있는 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이라고 하는 건 우리 사회에서 없어진 지 꽤 된다"고도 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절 대통령과 입법부 제1야당 대표가 의제를 갖고 조율하기 위해 진행하던 회담을 영수회담이라고 표현했지만, 참여정부 이후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겸하지 않으면서 '영수'라는 표현은 의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정당 지도부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도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의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검사 출신 대통령이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 대표를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것이란 분석이 있다'는 진행자 질문엔 "(이 대표의) 재판이 진행 중인 것도 있지만 정치는 정치고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된 대담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동안 녹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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