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다.
현역 의원이 아닌 비대위원장이 의원들의 회의체인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한 비대위원장이 최근 공천관리위원회발 공천룰 발표 이후로 어수선해진 당심을 바로잡고자 당내 광폭 행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지역에서 인사한 적은 있지만, (의총에 참석해) 원내에서 공식적으로 인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 당권을 잡은 뒤 의총에 참석하는 건 자신이 임명한 비대위원들을 당 의원들에 소개하겠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공관위가 동일 지역 3선 이상 중진들에게 공천에서의 페널티를 주는 공천룰을 발표한 이틀 후여서 자연스럽게 공천룰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 비대위원장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면서 공천 룰 당위성을 내세웠으나,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되는 영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영남 지역 의원들도 오랫동안 자신의 지역구를 다지고자 최선을 다했는데, 공천 때마다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에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첫 회의에서 올해 총선 공천에 적용될 경선 방식과 컷오프 등에 관한 주요 기준을 확정했다. 특히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다선 의원은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의원은 총 22명(험지인 수도권 3선 이상 2명 제외)이다.
'이기는 공천'을 강조해온 한 비대위원장이 연일 '정치개혁'을 발표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던 만큼 오는 18일 의총에서 의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공천룰을 관철하는 것이 한동훈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들과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 공천을 보수당에서 처음으로 실시하게 된 취지에 대해 설명드렸다"며 "취지에 대해 굉장히 잘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갈이에 대해 "물갈이라는 표현은 좋은 표현이 아닌 거 같다"며 "누굴 내보내냐를 정하는 게 공천이 아니고 이길 수 있는 분, 국민께 설득 드릴 수 있는 분을 저희가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내부에선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만큼 '선수'로 뛸 인사들이 공천룰에 태클을 걸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천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공천룰을 수용하든, 수용하지 않고 탈당하든 두 가지 중에 하나"라며 "공관위 결정을 당연히 따라야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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