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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민주당 비명계 '원칙과 상식' 만든다

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가 본격적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항하는 세력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를 대상으로 한 숙청 가능성이 거론되자 집단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 대표가 강조해온 당내 통합이 무색해진 모습이다.

비명계, 모임 만들어 공동행등 예고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인 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민주당 의원 등은 '원칙과 상식(가칭)'이라는 모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이재명 지도부를 비판해왔던 이들이 공동행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비명계가 본격적인 세력 결집에 나선 배경에는 이 대표가 친명 일색의 총선기획단을 꾸린 데 있다.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며 공천 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조정식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고 다수의 친명계 의원들이 위원으로 구성되면서 비명계는 '공천 불이익'을 우려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원외 친명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비명계 현역의원 지역구 출마를 노리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이른바 '자객 공천'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 지역구에 '친명 대 비명' 구도가 만들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구도가 예상되는 지역구만 20여 곳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비명계 의원은 탈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먼저 이상민 의원이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친데 이어 조응천 의원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12월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지역구(대전 유성을)에는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조 의원 지역구(경기 남양주갑)에는 최민희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대표의 극단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의 폭력적 팬덤도 비명계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모 의원은 개딸의 악행에 악에 받친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사실상 '좌표 찍기' '문자 폭탄' 등 개딸들의 폭력적 행동을 방치했다는 게 비명계 주장이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8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나와 "이른바 개딸이라고 그래서 전 지역구에 이재명 대표한테 비판하는 모든 의원들은 다 돌아다니면서 낙선하겠다고 사진 붙이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 대표 지지자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 불만을 의식한 듯 지난 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개딸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앞서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응징 시위'를 벌인 극단 지지자들에게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재명 경고'도 무시하는 개딸들

문제는 개딸을 향한 이 대표의 경고가 소구력을 잃었다는 데 있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개딸들이 과격행위를 할 때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지난 3월25일 페이스북에 이원욱 의원 이미지를 조작하고 조롱하는 포스터를 퍼 나른 극단 지지자들을 향해 "당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한 후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개딸들의 폭력적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민주당 혁명결사대 이재명과 개혁시민행동'은 지난 8월 비명계인 전해철·윤영찬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 비하 용어) 규탄 집회'를 열었다.

비명계는 "근본적으로는 개딸과의 단절(이원욱 의원)"이 필요하다는 견해지만,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 인사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친명계가 극단 지지층들 눈치를 보고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을 때 일부 의원들이 보여준 '부결 인증 릴레이'가 대표적이다. 개딸들이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색출에 나서자 한 민주당 의원은 표결 때 투표용지에 '부결'을 적시한 사진을 인증하기도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 같은 행태를 중세 일본에서 기독교인들을 색출하기 위해 실시했던 '십자가 밟기'에 비유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당원들이 당 소속 의원들을 제명할 수 있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했다. 여권에서는 "개딸들에게 의원 제명권까지 주려하나"라고 반발이 나왔다. 김 의원은 최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이제 그만두시죠"라고 말했다가 당내에서조차 "개딸에게 이뻐 보이려고 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말로만 '통합' 외쳐

비명계 세력화에 따라 당내 분열은 심화 될 조짐이다. 이 대표가 약속했던 당내 '통합'이 벽에 부닥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뽑힌 후 "통합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장기간 단식 후 당무 복귀 첫 일성으로 내세운 것도 '통합'이었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 통합에 무신경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3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를 만나고 설득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본인이 재판받느라 정신이 없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명계는 지금 '완전히 그냥 죽이려 드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이 어떻게 통합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이 의원은 비명계 모임에 대해 "지금 4, 5명으로는 소모전밖에 되지 않는다. 적어도 20~30명 되는 규모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비명계가 집단 행동을 예고한 것에 대해 "민주정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며, 다양성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이런저런 말씀 주시면 건강한 건설적 논의에 대해 당내에서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1/13/20231113002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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