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윤관석 "나는 전달책에 불과"… 이정근 "비겁하다" 비웃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윤관석 의원이 '나는 전달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비겁하다"며 비웃음을 날렸다.

이 전 부총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진행 중인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박용수 전 보좌관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이 전 부총장에게 "돈봉투는 윤관석에게 줄 돈이 아니라 다른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될 것이 아니었냐"고 물었다.

앞서 이 전 부총장은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용수씨로부터 돈봉투 10개 담긴 쇼핑백을 건네받았고, 이를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윤 의원 측은 현금을 조성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고 전달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의원을 포함한 이 사건 피고인들이 전달책을 자처하는 이유는 형량을 낮추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정당법상 당대표 경선에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의 벌금에 처하지만, 지시·권유·요구했다면 형량이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으로 높아진다.

이 전 부총장은 "의원들에게 줄 돈이라고 강래구로부터 들었고, 나는 그걸 윤관석에게 전달했다"며 "윤관석이 봉투를 받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하기 어렵다"고 에둘렀다.

이에 변호인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질문을 반복했다. 보다 못한 재판부가 "어차피 다른 의원에게 갈 돈이었는데 (돈봉투) 보관 주체만 윤관석으로 바뀐 것 아니냐. 윤관석이 (돈봉투를) 받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대신 묻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 전 부총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며 "제 생각엔 좀 비겁한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캠프 관계자들로부터 현역 국회의원 제공용 현금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윤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