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순신 동상 이전’ 주장 비판에 “개돼지들에겐 어려운 얘기”
입력2023.09.13. 오후 5:19
조문희 기자
문광호 기자
“세종이란 인물 부정한 건 아냐
공화국 광장엔 공화국 인물 둬야”
민주당 “홍범도 흉상 다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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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 및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을 주장해 논란이 된 ‘문화자유행동’의 최범 공동대표가 비판 여론에 대해 “개돼지들에게는 어려운 얘기”라고 13일 말했다. 이 단체는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인사들과 대통령실 수석이 창립을 축하한 단체다.
최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인의 동상 이전 주장을 알린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단독] ‘김기현 창립 축하’ 단체 “광화문광장 세종·이순신에 문제의식 못 느끼면 우파 아냐”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9131034011
최 대표는 기자가 ‘개돼지’ 발언의 의미를 묻자 기사 댓글을 언급하며 “‘친일파다’ ‘빨갱이다’ 다 그런 얘기였다. 그게 개돼지의 부르짖음 아니면 뭔가”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국가와 민족을 혼동하는 것이 제일 심각한 문제”라며 “제가 세종이란 인물을 부정한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분들(세종대왕·이순신 장군)은 조선시대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의 중심 가로인데, 공화국과 관련한 인물을 기려야 하지 않나. 아무리 민족의 영웅이어도 그들이 있을 장소는 아니다”라고 본인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최 대표는 “대신 우리 공화국이 기릴 인물을 (광장에) 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적합한 인물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좌우 대립이 심각하잖나. 아직도 우리 대한민국에서 합의된 인물이 없다”며 “아직도 더 풀어야 될 문제”라고 했다.
최 대표는 전날인 12일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행사 발표문에서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화자유행동은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신생 문화예술단체로 전날 창립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이용호·김승수·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 다수의 여권 인사가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홍범도 장군 흉상 다음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냐”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기현 대표와 대통령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단체의 창립을 축하하러 갔나”라며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 대표의 발언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치워버릴 속셈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양쪽(정당) 다 초대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못 온다고 했고 여당만 왔다”며 문화자유행동과 국민의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조문희 기자 [email protected]
문광호 기자 [email protected]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낸 기금으로 건립됐다.
입력2019.01.23. 오후 1:11
수정2019.01.23. 오후 4:02
현 광화문 사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8년 4월 27일 세워졌다. 당시 세종네거리 제1녹지대에서 건립된 충무공 조상은 박 대통령이 기금을 헌납했고 친필로 ‘충무공이순신장군상’이라고 세겼다. 전체 높이 17m로 당시 동양 최대 규모였다. 이날 제막식에는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이효상 국회의장, 김종필 건립위 총재, 장태화 서울신문 사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제막식 장면. 왼쪽부터 장태화 서울신문 사장, 신범식 문공부장관, 박종규 경호실장, 조상호 의전수석, 이후락 비서실장, 박 대통령, 김성곤 국회재경위원장. 서울신문 DB원래 세종로 한가운데 녹지대에는 미술대학생들 작품인 37기의 석고 위인상이 세워져 있었다. 서울시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우고 형상이 초라하고 훼손된 석고상을 철거했고, 서울신문이 나서 동상 건립을 추진했다. 제1회 5.16 민족상 산업부문 장려상 수상자인 이한상 풍전산업 사장이 상금 50만원을 서울신문에 기탁하면서 사업이 구체화됐다. 1966년 8월 11일 ‘애국선열 조상 건립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초대 총재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추대됐다.
위원회는 조상을 건립할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각계 인사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을 1968년에 세웠다. 세종대왕 동상은 김종필 총재가 기금을 헌납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등 1기당 건립자금은 현재 가치로 수십 억원대가 넘는 2000여만원이 들었다.
광화문 사거리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2010년 11월 균열 등 보수를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나긴 했지만 세워진 이후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남상인 기자 [email protected]
박정희 대통령님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