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하더니 수사받겠다는 이재명…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 날짜를 두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출석해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했으나, 검찰 측은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재명 대표가 검찰이 고집하는 오는 4일 출석하겠다"며 "다만 일시 조정이 불가능한 일정을 고려해 4일에 1차로 오전조사를 실시하고 다음주 중 검찰과 협의해서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표는 사즉생의 각오로 단식투쟁에 나서면서도 당무 일정을 정상 소화하며 투쟁한다는 기조를 밝혀왔다"며 "본인에 대한 검찰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대표에게 4일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 측은 9월 정기국회 중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4일 출석을 재차 요구해 일정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수원지검은 이날 이 대표의 4일 출석 입장 발표가 나오자 "어제(8월31일)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에게 국회 본회의 일정이 없는 9월4일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하였으나, 변호인으로부터 '9월4일에는 출석이 불가능하고 9월 11~15일 중에 출석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초 8월 30일로 조사 일정을 정해 출석 요구했으나, 이재명 대표의 '불가' 입장에 따라 다시 출석 요구한 9월4일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으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다"며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 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강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원하는 대로 조기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검찰이 진실을 밝히는 것에는 관심 없고 오직 정치수사로 이 대표와 민주당에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 외에는 다른 해석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이 대표는 줄곧 주장해오던 오는 11~15일 사이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당시였던 2019년에 불거진 일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추진한 '경기도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 대표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 측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과 경기도 사이에 대북사업 등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거래가 있던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당시 최종결재권자이자 경기도지사인 이 대표가 이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대표 취임 후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대표는 그동안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백현동 특혜 의혹으로 1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