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데이비드서 마주한 한미일 정상…尹 "한미일 결속, 미래 위한 책무"

18일(현지 시간) 낮 12시30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내 '롯지 로렐(Lodge Laurel)' 거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사상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한미일 3국 정상은 롯지 로렐에 함께 입장 후 자리에 앉았고, 캠프 데이비드로 한일 정상을 초청한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3자 정상회의에 초청하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렇게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일본 그리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3자 회의를 별도로 개최하는 최초의 독립 정상회담이기도 하다"며 "제가 봤을 때 이러한 역사에서 새로운 챕터를 여는 데 있어서 캠프 데이비드 만큼 좋은 장소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주의 국가들 간에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제가 부통령 때부터 늘 추구하던 일"이라며 "우리 3국은 이렇게 함께 조율할 때 더 강할 수 있고, 전 세계도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캠프 데이비드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님과 (윤석열) 대통령님의 정치적인 용단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좋은 회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회의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주 어려운 일, 역사적인 일을 감행하셨다"며 "바로 우리가 미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준비를 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깊이 리더십에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발언권을 넘겨 받은 윤 대통령은 "현대 외교사에서 상징성이 큰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게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각자의 자유가 위협받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 3국은 단단하게 결속해야 할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이자 책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공조를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도전 과제에 대해 3국 간 협력 의지를 확고하게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늘은 3국 협력의 제도적 기반과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한미일의 전략적인 협력 잠재성을 꽃피우고 일미, 한미 동맹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일미한의 안보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대한 대응을 심화하면서 주요 신흥기술, 협력망 강화를 포함한 경제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일본, 미국, 한국 파트너십의 신 시대를 선언하기 위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별세를 애도했다. 또 하와이주(州)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하며 일본이 이재민 지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한국 측은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조현동 주미대사,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선 블링컨 국무장관, 레이몬드 상무장관,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캠벨 NSC 인태 조정관,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 크리덴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랩 후퍼 NSC 동아시아・대양주 선임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일본 측에선 하야시 외무대신, 키하라 관방부 장관, 아키바 국가안전보장국장, 도미타 주미대사, 사마다 총리비서관, 후나코시 외무심의관, 나마즈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