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경찰, 이번엔 보조금 자료요청 충돌…홍준표 '격분' 경찰 "통상적 업무"

퀴어축제 대응과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압수수색으로 연일 갈등을 빚고 있는 대구시와 경찰이 다시 한 번 맞붙었다. 대구경찰청이 대구시에 보조금 지급 현황 자료를 요구하면서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찰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공문을 보낼 수 있나"라고 격분한 반응을 보였고,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고보조금 부정집행 엄단 지시에 따른 자료 협조 요청이었다고 맞섰다.

홍 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대구시에서 관리하는 보조금 현황을 제출하라는 대구경찰청장의 공문이 왔다. 국회도 아니고 경찰이 이런 공문을 보냈다. 이런 대구경찰청장이 요즘 경찰의 모습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대구경찰청장이 요즘 경찰의 모습인가. 범죄수사는 안하고 수사 갑질이나 하면서 안하무인으로 직권 남용이나 하는 이런 경찰 간부를 둘 수 있는가"라며 "대구시가 보조금 관리를 범죄적 수법으로 했다면 수사절차에 따라 증거가 있으면 또 압수 수색을 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압수 수색)영장처럼 선거법 위반도 아닌데 허위사실로 검찰, 법원을 기망하지 말고"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구경찰청이 대구시에 요구한 보조금 현황은 △보조금 종류 △보조금 지급 금액 △해당 보조금 관리부서 △지급요건 △지급대상자 △대상자별 지급 금액 등이다. 보조금 집행에 관한 대부분의 사항을 요청한 셈이다.

대구경찰청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통상적인 업무였으며, 대구시 담당자와의 사전 협의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단속에 앞서 대구시 예산담당관실에 자료 회신을 요청했고, 지난 21일 담당 공무원과의 협의를 거친 뒤 오늘(23일)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지난 13일 대통령의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엄단 지시와 관련, 지난 19일부터 국가수사본부와 전국 모든 시·도 경찰청이 특별단속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장수 대구시 정책혁신본부장은 경찰이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 본부장은 "대구시의 한해 보조금 규모가 4조4천억원으로 서면으로 제출한다면 화물차 몇대 분량은 될텐데, 일주일 일과가 끝나기 직전인 금요일 오후 4시51분에 공문을 보내왔다"면서 "경찰이 공문을 보내와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에 사유를 물으니 '수사와 관련돼 있어 말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 기관 간의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623010003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