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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승희 의원 돈봉투 리스트에 원희룡장관,김세연 전의원이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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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승희 전 남편 인터뷰..."억대 돈봉투 가방, 장롱에 숨겼다"

봉지욱

2023년 06월 18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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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승희 전 남편 조성화 씨 실명 공개 인터뷰..."수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은 사실"
● 21대 총선 직후 자택 장롱 속에 1억 2천만 원 상당 돈봉투 담긴 '에코백' 존재   
● 조성화 "돈봉투 일부는 내가 직접 받아"...수차례 쪼개기 입금으로 '돈세탁' 정황
● 오랜 '가정 폭력' 주장했지만, 혼인 파탄 위자료는 황보승희가 5천만 원 지급 

뉴스타파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를 만났다. 조 씨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황보승희 의원 관련 의혹은 크게 3가지다. 먼저 21대 총선이 있었던 2020년에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여부. 경찰은 황보 의원이 자필로 작성한 '상납자 리스트'를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둘째, 황보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의 기초의원 일부가 공천 헌금 성격의 돈봉투를 건넸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황보 의원이 당선을 전후로 내연남으로부터 아파트와 신용카드를 받아서 썼는지다.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 2021년 황보 의원과 이혼한 조 씨는 뉴스타파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인터뷰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부산의 한 시민단체가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단체는 증거로 조성화 씨의 페이스북 내용을 제출했다. 조 씨는 "고발 단체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경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8차례에 걸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녹음파일, 상납 리스트, 계좌 내역 등 일체를 경찰에 냈다"고 했다.

조성화 "안방 장롱 속에 돈봉투 수북한 가방(에코백) 있었다" 

현재까지 언론에 알려진 사실은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가 2020년 총선 당시 황보승희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넨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를 경찰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리스트에는 모두 66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김세연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있다. 금액은 100만 원에서 7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총액은 2억 1455만 원에 달한다. 만약 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계좌로 받지 않은 정치자금이 있다면 '불법'이다. 

조성화 씨가 사진으로 찍어서 경찰에 제출한 불법 정치자금 상납자 리스트. 총 66명의 이름이 등장하고, 총액은 2억 1455만 원이다. 선거 자금으로 쓰고 남은 1억 2천만 원은 황보승희가 에코백에 담아 장롱 속에 보관했다는 게 조 씨의 주장이다. 

황보승희 의원은 불법 자금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전 남편이 자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꾸며낸 일'이란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화 씨는 "황보승희가 상납받은 돈을 에코백에 담아서 집안 장롱 속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선거가 끝난 뒤에 황보승희가 자꾸 (장롱을) 열어보고 하기에 뭔가 봤더니 에코백에 돈이 있었고요. 그때 당시에 흰 봉투에 주로 5만 원 권으로 해서 한 1억 2천만 원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베이지색 에코백 안에는 수십 개의 흰색 봉투가 있었는데, 이름이 적힌 것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이름이 없었습니다. 

 

조성화 / 황보승희 의원 전 남편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에 쓴 비용을 보전해준 합법적인 돈일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 씨는 "선거 비용 반환은 어차피 공식 계좌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지 현금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은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선거 끝나고 보전 신청해서 보전받는 데 두 달 이상 걸린다. 내가 에코백에 든 돈을 봤을 때는 선거가 끝난 직후였다. 공식 후원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정치 자금이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조성화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 조성화 : 선거가 끝나고 나니까 집에 이제 노트, 빨간색 껍데기에 안의 낱장은 노란색인 그 노트에 세 장의 이제 1번부터 66번까지의 명단이 있었던 것이고요. 거기에 이름하고 금액, 맨 밑에는 계좌까지 쓰여 있었습니다. 1번은 아시다시피 OOO이고.
● 기자 : 내연남?
○ 조성화 :  네. 내연남이고 66번은 제가 확실히 기억하는 게 이제 어떤 절인데 선거 끝나고 방문했었거든요. 그 66번은 아마도 선거 끝나고 이제 쓰인 것 같고. 그래서 이제 그 장부를 봤던 것이고요. 그래서. 그리고 실제 돈이 에코백에 담겨서.
● 기자 : 에코백?
○ 조성화 : 네.
● 기자 : 천으로 된 가방 말씀이시죠?
○ 조성화 : 네. 베이지 색이라고 해야 되나? 에코백에 담겨서 집안 장롱 안에 보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제 황보승희가 자꾸 열어보고 하기에 뭔가 봤더니 이제 에코백에 돈이 있었고요. 그때 당시에 흰 봉투에 주로 5만 원권으로 해서 한 1억 2천만 원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기자 :  혹시 그러면 선거에 쓴 비용을 반환받거나 보전받아서. 그 돈 아닙니까, 그러면?
○ 조성화 : 아니죠. 선거 비용 반환은 어차피 공식 계좌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지 현금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은 단 하나도 없고요. 그리고 선거 끝나고 보전 신청해서 보전받는 데 두 달 이상 걸리거든요. 그때 제가 봤을 때는 선거 끝난 직후였고요. 네. 이 돈은 공식 후원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정치 자금입니다, 현금으로 받은.

 

- 조성화 씨 인터뷰

조성화 "돈봉투 일부는 내가 직접 받았고, 아내(황보승희) 요구로 계좌 입금도" 

황보승희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은 다각도로 상납 리스트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우선 전 남편 조 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문제의 리스트를 찍은 2년 전 사진파일을 복구했다. 경찰은 특히 계좌 압수수색을 통해 일부 돈봉투가 조성화 명의 계좌에서 황보승희 명의 계좌로 움직인 사실을 포착했다. 황보 의원이 남편을 통해 불법 자금을 세탁한 게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성화 씨는 "에코백에 있는 현금 중에 약 4천만 원을 100~500만 원씩 쪼개 ATM을 통해 자신의 계좌에 넣은 다음, 아내(황보승희)에게 다시 송금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조 씨가 뉴스타파에 제시한 본인 계좌 내역에는 수차례에 걸쳐 황보승희 의원 명의 계좌로 돈이 움직인 흔적이 기록돼 있었다.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가 뉴스타파에 제공한 본인 계좌 내역. 불법 정치자금 일부를 자신의 계좌로 쪼개 넣은 뒤, 이를 다시 황보승희 의원에게 1천만 원 단위로 송금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조 씨는 오랫동안 부인인 황보승희 의원의 정치 활동을 도왔다. 선거 전략, 정책 개발 등을 담당했다고 한다. 당선 직후에는 보좌진을 상대로 한 워크숍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 때는 선거사무소에 상주하면서 황보승희 후보를 대신해 본인이 직접 돈봉투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 장부(리스트)가 신뢰를 가질 만한 이유가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 씨는 "첫째, 내가 받아 황보승희한테 전달했던 사람이 4명 정도 있다. 2명은 내가 직접 받았고, 2명은 비서관을 통해 받았다. 그 사람들 이름이 (리스트에) 그대로 쓰여 있었다"라고 답했다. 조성화 씨 본인이 황보 의원 대신 돈봉투를 받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 이름들이 리스트에 그대로 적혔다는 것이다.

황보승희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왼쪽)가 뉴스타파와 인터뷰하고 있다.  

혼인 파탄 위자료 5천만 원 지급한 황보승희...조성화 "물타기 하지 말라"  

황보승희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전 남편으로부터 오랜 가정 폭력에 시달렸다"면서 전 남편 조성화 씨가 사적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모든 걸 용서하고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황보승희는 불륜을 계속 묵인하고 살아 달라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해 왔다. 너무 화가 나서 부적절하게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가까이 살면서 딱 두 번 폭력을 썼는데, 모두 불륜 때문이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자필로 서명한 '이혼합의서'를 보면,  황보승희 의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을 지고 전 남편 조성화 씨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직접적인 이혼 사유는 황보 의원의 주장과 달리 '폭력'이 아닌 '불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보승희-조성화 씨가 자필로 서명한 '협의 이혼 합의서'. 혼인 파탄의 책임을 지고 황보승희 의원이 전 남편 조성화 씨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성화 씨는 황보승희 의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이렇게 정리했다.

"부패한 정치인들의 스캔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돈이 오가는 와중에 플러스 알파로 이제 불륜까지 저지른 케이스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 반드시 나쁜 정치인들은 정치판에서 퇴출되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남편의 사적 복수라는 황보승희 의원의 반박에 대해서는 "복수심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이제 나쁜 정치인들이 퇴출됐을 때 생기는 공공의 이익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씨는 2년 전부터 이 사건을 황보승희 의원이 소속된 국민의힘에 제보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조 씨의 제보를 덮으면서 사안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돈봉투가 담긴 장롱 속의 에코백', '전 남편을 통한 자금 세탁' 등 전 남편 조성화 씨가 제기한 일련의 의혹에 대한 입장과 반론을 듣기 위해 황보승희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보 의원은 대신 "전 남편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주장일 뿐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https://newstapa.org/article/4ip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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