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뉴시스 자료사진
홍 시장, “北은 핵 가졌는데 우리는 왜 안되나”
‘워싱턴 선언으로 자체 핵무장 어렵다’ 지적에
“처음부터 어떻게 바로 핵 가질 수 있나” 반박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한 것에 관해 “자체 핵무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10일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핵 무장론에 국민 70%가 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서 ‘워싱턴 선언’에서 (NCG 창설 등을) 양보해 준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은 한미 간 NCG 창설, 유사시 미국과 핵 정보 공유·공동 기획·공동 실행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선언에 대해 미국 측은 ‘핵공유’라고까지 평가하지는 않지만, 그 내용 면에서 명문화된 전략핵잠수함(SSBN) 등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의 최대 특징인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때문에 한국 정부는 ‘사실상 핵공유’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선언에는 “국제비확산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오랜 공약 및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 준수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포기하도록 하는 내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 시장은 이날 ‘그전에 윤 대통령 또는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들도 일부 핵무장 이야기를 했었지 않냐’는 질문에 “왜 자체 핵무장을 하면 안 되는지 그거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북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우리는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면 핵을 가진 나라와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가 전쟁을 할 때 누가 이기냐, 핵을 가진 나라가 이기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에서 그것(워싱턴 선언의 NPT 의무 준수)를 합의를 해 줘 버린 것 아니냐’는 반문에 홍 시장은 “일단은 핵협의그룹으로 만들어서 우리가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그게 첫 출발”이라며 “처음부터 어떻게 우리가 핵을 바로 가질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처음부터 우리가 바로 전술핵 재배치해 달라고 하면 미국이 해 주는가. 지금은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날 홍 시장은 문재인 정부 5년 간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됐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2018년도 지방선거 때는 전 국민을 속이지 않았느냐”며 “‘곧 핵 폐기된다, 남북 통일 된다’ 그 거짓말을 해서 5년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보내다 보니까 북의 핵은 이제는 최첨단까지 와버렸다”며 “그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북은 핵은 핵대로 다 가버리고 우리는 핵노예가 된 상태”라며 문재인 정부 시절의 남북 평화 무드에 대해 “북이 그런 압도적인 핵무기를 지니고 우리를 협박하는데, 굴종하는 평화였지 않냐”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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