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같은 한미동맹" 건배사… "한 곡" 요청에 尹 열창… 내빈들 기립 환호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한미동맹이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주재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건배사를 한 윤 대통령은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존경 받는 행동이야말로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힘을 얻는 길'이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설명했다.

셰이머스 히니는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수차례 인용했을 만큼 좋아하는 시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는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다"면서 "한국이 이뤄온 유례 없는 경제성장과 역동적인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항상 한미동맹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미래세대는 또 다른 70년을 이어갈 한미동맹으로부터 무한한 혜택을 받을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은 양국의 안전과 번영을 담보하고, 인-태지역을 비롯해서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이 평소 돈 맥클린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점을 고려한 ‘깜짝선물’이었다.

윤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감사의 뜻을 밝히자 참석한 내빈들은 노래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 (부르겠다)”이라며 “그런데 (가사가)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오자 윤 대통령은 “A long long time ago, I can still remember how that music used to make me smile(아주 오래 전을 나는 기억해. 그 음악이 얼마나 나를 웃게 해 주었는지)”라고 시작하는 '아메리칸 파이'의 앞 소절을 1분간 열창했다. 그러자 참석한 내빈들 전체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미국이 준비한 국빈 만찬에는 시작부터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만찬 참석을 위해 백악관 북현관으로 들어서자 미국 의장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이들을 맞이했다. 건물 내부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밀양아리랑'을 연주하기도 했다.

만찬장 입구와 테이블 가운데는 제주왕벚꽃으로 장식했고, 두 정상이 건배사를 한 연단은 한국 전통 단청 양식으로 장식했다. 한미 정상과 같은 테이블에는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야구선수 출신 박찬호 씨 등이 동석했다.

한국계 셰프 에드워드 리와 백악관 셰프들이 준비한 만찬 주메뉴는 양배추·콜라비 등 채소와 고추장소스 크랩케이크, 당근과 잣을 곁들인 소갈비찜으로 구성됐다. 디저트로는 바나나·딸기 등 과일과 레몬아이스크림 등이 마련됐다.

공연도 진행됐다. 브로드웨이 스타인 배우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 등이 공연에 참여했다.

이날 만찬에는 모두 200명이 초대 받았다. 안젤리나 졸리의 장남인 매덕스는 2019년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생명과학공학과에 합격한 인연으로 초대 받았다. 소설 '파친코'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이민진 씨 부부도 만찬에 초대 받아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