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이틀 만에 5조9000억원 투자 유치… "한미 기술협력 시너지 기대"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이틀 만인 25일(현지시각) 44억 달러(약 5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첨단기업 6개사로부터 총 19억 달러(약 2조5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전날에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산업에 25억 달러(약 3조3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미 상공회의소 리 앤더스룸에서 열린 투자신고식 및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한미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로,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 군사안보에서 공급망·첨단과학기술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국빈 방문이 이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투자신고식에 참여한 미국기업 6개사가 이날 반도체, 수소 등 분야에서 19억 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투자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첨단기술을 우리 한국산업에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양국 경제 발전에 큰 시너지로서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날 이렇게 활기찬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것 역시 한미동맹 덕분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양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FTA로 평가받는 한미 FTA 발효 이후 11년간 양국의 교역은 9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는 두 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약 10여년간 세 배 증가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더욱 견고한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서 새로운 70년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서 한미동맹이 안보에서 경제동맹으로 발전한 배경에는 "경제인들의 노력이 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미 협력은 반도체에서 나아가 AI와 양자, SMR 등 미래 신흥기술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며 "미국의 핵심 원천 기술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이 만나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규제개선과 파격적인 세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수잔 클라크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양국 행정부는 한미 FTA가 모두의 경제에 혜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청정수소, 반도체, 탄소중립 등 첨단기술 동맹 강화를 위한 경제 행보에 주력했다.

투자신고식에 참여한 미국기업은 ▲수소 생산시설 분야의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 ▲수소 분해, 연료전지 생산시설, R&D센터 분야의 플러그 파워(Plug Power) ▲전력반도체 생산시설 분야의 온 세미콘덕터(On Semiconductor) ▲반도체 장비부품 생산시설 분야의 그린 트위드(Green Tweed)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시설 분야의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스(PureCycle Technologies) ▲친환경 초저온 물류시설 분야의 EMP 벨스타(EMP Belstar) 등 6개사다.

이들은 향후 청정수소, 반도체, 탄소중립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생산시설을 국내에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공급망 및 첨단기술 협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에너지·산업구조의 친환경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를 모았다.

윤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준 6개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표하며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첨단기술 동맹 강화를 위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AI,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한미 주요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어진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서는 한미 양측 기업인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기업인들 간 산업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인력·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이 경제인 행사를 잇따라 참석하며 '첨단 기술동맹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전략'을 제시하자 정부 및 기업도 구체적인 행보를 보였다.

산업부는 미 상무부와 청정에너지 협력을 위해 에너지부와 각각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며, 이날 오후 산업부가 주최하는 '한미 산업·에너지 MOU 체결식'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과 관련해 12건의 MOU를, 청정수소·SMR 등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서는 11건의 MOU 등 총 23건의 MOU를 체결한다.

정부는 "단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