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밥 한 공기 비우기" 황당 '쌀' 해법…국민의힘, 이러니 욕 먹는 것

김기현 체제 국민의힘 첫 민생특별위원회인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농민 보호 방안으로 제안한 '밥 한 공기 비우기'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으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집권 여당 최고위원이자 민생을 책임지겠다며 불과 사흘 전 첫 회의를 시작한 민생특위 위원장이 민심을 등지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조 최고위원은 5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에 대한 대안과 관련,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며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민생119 특위)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한 공기 다 먹기?" "두 공기 먹기 이런 것인가"라며 재차 질문을 건넸는데, 조 최고위원은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쌀이) 칼로리가 낮지 않나. 그런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국민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당 안팎에서 조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제안을 둘러싸고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와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나"라며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조 최고위원을 옹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이냐"며 "이걸 가지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나. 갈수록 태산"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실효적이려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아니라 '밥 많이 퍼담기' 또는 '두 공기 먹기' 운동이 되어야 최소한 논리적"이라고 꼬집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조 최고위원을 정조준해 "민생 어쩌구 하면서 편도(편의점 도시락)를 먹고 이제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자고 한다"면서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이 당대표 하는 것도 낫지 않을까 싶다"고 비아냥댔다.

야권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제안이 믿기지 않는다는 식으로 "쌀값 대책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가 정말이냐"고 되물었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말 황당한 발상이라 말을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머리 다 비우기 운동의 결과인가"라고 반문했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다음엔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꼭꼭 씹어 먹기가 나오나"라며 조롱섞인 비판이 쇄도했다.

여론은 더 싸늘했다. 조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제안을 접한 네티즌들은 "수준이 이정도밖에 안 되나" "대환장 파티다" "들으면서 내 귀를 의심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같은 현실을 두고 당 지도부를 비롯한 민생특위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심 100% 지도부라 그런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민생119라는 민생특위도 결국은 민생에 관심있는 척 하려는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 최고위원은 자신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제안이 빈축을 사자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쌀 피자 만들기' 등 캠페인을 주도한 것을 언급하며 "민생119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이었다. 민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