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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메디시티협의회, 대구의료관광진흥원에 발빼는 대구시…홍준표식 카르텔 혁파?_홍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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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석 상주시장(오른쪽)이 12일 대구시청에서 홍준표 시장과 직접 만나 대구 군부대 상주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대구시가 간부 공직자의 메디시티대구협의회 공동 이사장, 당연직 이사 참여를 철회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구의료관광진흥원에 지원하는 예산 전액 삭감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대구시 화이자 백신 구매 논란'으로 대구 이미지를 실추한 만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을 낳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메디시티협의회 공동 이사장인 이종화 경제부시장과 이사로 등재된 이승대 혁신성장실장에게 이사 사임서 제출을 지시했다. 메디시티협의회가 출자출연기관이 아닌 사단법인인 데다, 시 고위공직자가 조례도 아닌 협의회 정관에 의해 참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시 관계자는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 때 후발주자인 대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간부 공무원의 메디시티협의회 운영 참여를 택한 것"이라면서 "애초 목적을 달성한 만큼 공직자의 민간 기구 관여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또 내년도 시 예산안에 잡힌 의료관광진흥원 지원 예산(22억원 규모) 전액 삭감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시 산하기관도 아닌, 민간단체인 의료관광진흥원이 사실상 시 예산 만으로 운영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관광이 활발해지면 병의원이 수혜자가 되는 만큼 의료계 내부에서 운영비를 추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담당 부서는 그동안 의료관광진흥원과 대구 의료관광 육성, 마케팅을 위해 공동 사업을 진행해왔던 만큼 전액 삭감을 하는 것이 맞는지, 중요도 높은 사업 예산은 남겨두는 게 좋을지 등을 검토해서 보고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화이자 백신 3천만명 분을 자체 도입하려던 일을 두고 '불법 백신' '백신 사기' 등의 논란을 빚었다. 이때 시는 '메디시티협의회 차원에서 선의로 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시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홍 시장은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신 사기 의혹 사건은 대만, 일본 뉴스에서도 보도될 만큼 국제적 사건으로 커졌다"거나 "그냥 해프닝으로 넘어갈 사건이 아닌 중대한 백신 사기 의혹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2011년 설립)를 확대 개편해 탄생한 조직이지만, 현재 단체장은 차순도 메디시티협의회장이 함께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겉으로는 대의명분을 갖췄지만, 이면에 차 회장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시의 재정 혁신 차원의 문제다. 시민단체 등에 지원하는 각종 보조금도 줄이거나 재검토하는 등 시의 재정을 건전화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시티협의회 측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만큼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매일신문 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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