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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이 김종인을 얻거나 버릴 때 받게 될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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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esHan

"윤석열이 김종인을 얻거나 버릴 때 받게 될 손익계산서"

 

박순봉·문광호 기자

입력 : 2021.11.24 17:1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3일을 최후통첩 시간으로 예고했다. 윤 후보로선 사실상 김 전 위원장 요구 사항을 수용하느냐,

아니면 김 전 위원장을 버리느냐의 선택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선택은 오롯이 윤 후보의 몫이다. 각각의 상황에서

윤 후보가 받게 될 손익계산서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 ‘위드 김종인’ 손익계산서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선택하면 상징성 있는 대리인을 얻는 ‘이익’을 보게 된다.

김 전 위원장은 여권과의 정책 대결과 네거티브전에서 동시에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과거 김 전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기본소득’ 등을 제시했던 것처럼 스스로 대선 화두를 만들어내고 키워가는

선거 캠페인 전문가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김 전 위원장”이라며 “중도로의 확장이란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네거티브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안 후보를 향해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떠난다는 취지) 등의 공격을 통해 안 후보를 견제하면서 승리를 이끈 바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김 전 위원장이 오 시장 대신해서 네거티브를 한 것”이라며 “손 안 대고 코푸는 격”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내 의사 결정도 합리적·효율적으로 이뤄진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에서 승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자리를 약속할 능력도 없고, 도움받은 일도 없다. 선대위 관계자들에게 빚이 없는 사람이란 의미다. 결국 선대위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의견이 난립할 때 매듭을 잘라버리거나 풀어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이해 관계에 가장 벗어나 있다. 누가 오든, 어느 계파든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이끌어갈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손해’는 ‘상왕 리스크’다. 김 전 위원장은 이미 삼고초려를 하지 않고는 모셔올 수 없는 상왕이 됐다. 이미 임명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 인사도 철회해야 한다. 윤 후보로서는 자신이 구상했던 ‘3김 체제’(김종인-김병준-김한길)를 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선 무대의 주인공인 윤 후보 본인의 권위도 손상되는 데다 자신의 구상도 포기해야 한다. 향후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 대부분이 선거 과정에서 ‘2선’으로 후퇴 될 수도 있다.

비서실장에 거론되던 장제원 의원이 스스로 자리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통화에서 현재 선대위의 당직을 맡게 된 일부 인사들을 두고 “문고리와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역시 측근 정치인들은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맞은 뒤 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맞은 뒤 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혼자 간다면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포기한다면 후보 자신의 권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종인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하는 셈이다. 윤 후보 자신이 구상한 선대 기구에 직접 인사권까지 휘두르게 되면서 당 장악력도 높아지게 된다. 전권을 휘두름으로써 당내 세력 재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주요 자리에 자신이 신뢰하거나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앉히게 되면 의사 결정력도 높아질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버리더라도 각종 이슈에 잘 대응하고 지지율도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본선에서 더 강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포기하게 되면, 후보로 선출된 뒤 처음 맞게 된 정치력 시험무대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채로 끝나게 된다.

윤 후보는 당초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 두 사람과의 이견을 모두 조율해 성공적인 선대위를 꾸리려 했다.

이 과제를 성공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윤 후보 입장에선 당 장악력에 한계를 보일 수 있는 지점이 될 수 있다.

소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당내 세력을 흡수할 수 없게 돼 당내 통합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미 본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선대위 합류나 추가적인 만남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후보가 누려오던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고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쇄신 선대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구상이 어긋난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111241711001#csidxe99af3ee1f39543aa86ab662493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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