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전두환 대통령 조문 논란을 보며..

profile
자유의깃발

구한말, 지규식이라는 한 상인이 1890년부터 1911년에 걸친 20여년 기간동안 썼던 '하재일기'라는 책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왕실의 상홍원이라는 부서의 주문을 받아 그릇을 납품 하고 있던 그는, 거의 제때 지급되지 못하는 대금을 받기 위해서, 당시 관례에 따라,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로비 활동으로 담당 관리였던 상홍원의 제조역 –요즘의 경리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 – 의 집을 드나들며, 그 집의 사소한 일들을 도와 주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상홍원 제조가 지규식을 불러 말하기를, “500년 전에 자네 집안과 우리 집안 사이에 원한이 있음을 오늘 알게 되었는 바, 앞으로는 우리 집에 드나들지 말게.”라고 하여 그날부로 그릇 납품일이 끊어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재의 인간 관계도 창자 속 한가득 핏덩어리로 담긴, 먼 조상간의 원한에 따라 하루 아침에 끊어 버리는 소인배의 찌질한 행태가 이어지던 끝에, 썩어 빠진 주자 십선비의 조선은 망한 것입니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서거, 아니 별세, 아니 사망, 아니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꾀꼬닥한 오늘, 정의당의 여영국이라는 작자는 “죽음조차 유죄다”라며 관 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부관 참시를 했고, 청와대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며 조문을 안하는 것은 물론, 조화도 보내지 않겠다는 공식 성명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양아치 이재명은 형수한테 그랬듯 “찢”욕은 안했지만, 내란 학살 주범에게 조문할 생각이 없다고 의분(?)에 찬 성명을 냈고, 민주당은 SNS로 올렸던 조문사를 빛의 속도 내리는 기민함을 보였습니다. 그리고…이에 덩달아 질풍노망의 노춘기에 시달리고 계신 틀딱 어르신들의 희망(?) 프롬프트 윤은 조문을 하겠다고 했다가 2시간만에 철회를 하는 도리도리 잔머리 신공을 시연했구요....


12.12가 불법적인 권력 탈취 행위였고, 5.18의 폭력적 진압 역시 반민주적 범죄였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어찌되었건 그에 대한 법의 심판과 찰진 처벌은 이미 완성 되었습니다. 이제 그 당사자가 죽음으로써 12.12가 역사 속으로 묻혀가고 있는 지금, 40년 전의 그 피맺힌 앙금이 오롯이 담긴 창자 속 원한의 핏덩어리를 토해내는, 악에 받친 모습들을 보며 썩은 조선 십선비의 못된 소인배 DNA가 아직도 우리 사회 구석 구석 박혀있고, 아직도 이 나라의 근대화는 갈 길이 멀다는 막막함에 삶은 고구마를 통째로 삼킨듯 가슴이 미어집니다.


몇 안되는 공(功)으로 그를 영웅시하는 가두리 양식장의 어류 같은 빠돌, 빠순이 행태도 문제이지만, 아무리 과(撾)가 많고 공(功)은 밥 알갱이 몇 개밖에 안되더라도, 한 인간을 순도 100프로의 악마로 매도하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발설되는 이 지옥같은 현실. 혹시 ‘악마를 보았다’는 사람들, 그들 자신이 악마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떤 정치적 함의도 없이, 단순히 인간적인 차원에서 조문을 하시겠다는 홍대표님의 판단이야말로, 붕당 사화질이나 일삼던 썩은 조선의 주자 십선비들 같은 소인배가 아닌, 진정한 대인배의 모습이라고 환영합니다.


정치라는 공적 영역과 조문이라는 사적 영역은 별개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건국 70여년이 되도록 이 나라의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요모양 요꼴인것은, 이번 틀딱의 힘 경선 결과에서 보았듯이 정치라는 공적 영역에 금뱃지, 공천 등, 자기 일신의 사적 이해나 이익을 개입시키는 구태때문이라는 점도 반추해봅니다.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여러분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미리 저의 진정한 사과와 함께 글을 올리니 너그러이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S. 이 글의 아이디어는 이승만 TV에서 올린 이영훈 교수님의 노태우 대통령 서거에 관한 방송에서 얻은 것으로 관심이 있으시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yWIm1cr6Lc&t=17s

댓글
5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 문호형<span class=Best" />
    문호형Best
    2021.11.24

    역사속에서 배울수있는 점을 너무 이분적으로 적용하는 좌파들의 역사관은 나는 모순있다라고 주장하고 쉽다

  • 문호형
    2021.11.24

    역사속에서 배울수있는 점을 너무 이분적으로 적용하는 좌파들의 역사관은 나는 모순있다라고 주장하고 쉽다

  • 하진우
    2021.11.24

    광주폭동

  • 하진우
    자유의깃발
    작성자
    2021.11.24
    @하진우 님에게 보내는 답글

    폭동이라고 하면 기밀 누설죄로 잡으러 올 것 같아 뺑끼를 조금 쳤습니다..이해 해주세요

  • 원조홍카50
    2021.11.24

    정독 했습니다. 공감 합니다. 좋은글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이영훈 김용삼 펜엔마이크 김부겸... 사색당파 서열주의 사대주의 좌파

  • 굿럭홍준표
    2021.11.24

    공감합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아야하는데 공은 덮고 과만 부각시키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라 생각되네요. 평가는 역사가 할 것이고 있었던 일은 있는 그대로 알 필요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