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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펠로시 안만나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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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베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1893


1.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대만 방문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니 다행입니다. 펠로시는 미국 권력서열 3위 거물입니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펠로시는 위험인물입니다. 

 2. 펠로시는 대만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을 정면으로 공격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시 주석이 자신의 정치상황과 관련해 불안감이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미국은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미국은 대만에서 무력에 의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펠로시는 홍콩과 신장위구르 출신 민주화인사들과 연쇄면담했습니다. 3. 물론 펠로시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행동과 발언입니다. 당연히 명분 있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서방 주요언론들이 입을 모아 펠로시를 비판합니다. 너무 부적절한 타이밍에, 너무 중국을 자극함으로써, 국제정치의 위기를 가중시킨다..는 지적입니다. 

 4. 부적절한 타이밍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중국 시진핑이 10월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2연임의 관행을 깨고 사실상 영구집권, 황제등극을 노리는 중차대한 타이밍입니다. 더욱이 시진핑은 ‘대만 흡수통일’을 최대과제라 천명해왔습니다. 대만 문제로 시진핑을 공격하는 건..너무 도발적입니다. 

 5.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변수가 중국의 러시아 지원입니다. 러시아는 재래식 화력을 거의 소진했습니다. 중국의 공격용 드론과 같은 신무기 지원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러시아를 거의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물밑설득에 진력해왔기 때문입니다. 

 6.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도 펠로시의 대만방문을 만류했습니다. 바이든은 ‘군 관계자들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는 표현으로 반대했습니다. 같은 민주당이지만 대통령이라고 대놓고 반대하기 힘듭니다. 백악관과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총출동, 펠로시를 설득했지만 실패했습니다.

7. 펠로시가 아시아 순방을 강행한 배경도 짐작됩니다. 1940년생 펠로시는 1987년 하원의원(임기2년) 당선 이후 지금까지 무려 18선입니다. 하원의장만 4번째입니다. 그런데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에 패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펠로시는 하원의장 자리를 넘겨야 합니다. 정계은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이 하원의장 자격 해외순방의 마지막 기회인 셈이죠. 사실상 60년 정치역정의 피날레입니다. 

 8. 펠로시가 떠난 대만은 중국군의 포위공격에 직면했습니다. 중국은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주변 사방에 실사격 훈련을 예고했습니다. 대만 주변 항공기ㆍ선박 운행이 제한됩니다. 미국 하원의장이 지당한 말씀 외치고 지나간 다음 현실은 고스란히 대만 국민들 몫이 되었습니다. 

 9. 대만 다음으로 민감한 지역이 한반도입니다. 대만의 급변사태로 주한미군이 움직일 경우 한국군의 지원이 요청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해서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침 대통령이 휴가중이라 다행입니다. 〈칼럼니스트〉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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