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 어찌해야 이 나라를 바로 잡을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캄캄한 어둠뿐이니
노국공주: 그럴수록 두 눈을 부릅뜨고 앞을 내다보셔야지요
공민왕:.......
노국공주: 전하께서는 그저 어둡다고만 한탄하시고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고 계시겠습니까. 길이 보이지 않으면 아침을 맞을 준비라도 하고 계셔야지요
공민왕:.......
노국공주: 지금부터는 저들이 하자는대로 하십시오. 고려의 연호를 폐하고 원의 연호를 다시 쓰자고 하면 그러자고 하십시오. 정동행성을 다시 세우고 이문소에서 고려의 내정에 간섭을 하겠다고 하면 그러라고 하십시오. 전하께서 변발을 하셔야 보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 변발이라도 하십시오
공민왕: 이 자리만 지킬 수 있다면 뭐라도 하라는 말씀입니까
노국공주: 기회는 또 올 것입니다. 전하. 지금은 원이 득세를 하고 있으나 이미 기울어가는 제국입니다. 지금은 권신들이 전하를 핍박하고 있으나 신하의 도리를 논하는자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백성들이라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전하와 편조스님이 키운 희망의 불씨를 본 백성들이 아니옵니까. 그러니 어떤 굴욕도 참으셔야 합니다. 한나라의 장수 한신은 시정잡배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나갔다고 합니다. 한신이 비굴해서 그랬겠습니까. 천하를 평정하려는 큰 뜻이 있었기에 때를 기다린 것이옵니다
공민왕:.......
#동. 복도(밤)
눈물 짓는 안도치와 이환관, 박상궁, 유나인 등.
못마땅해서 잔기침하는 최만생.
#동. 안(밤)
노국공주:......(웃고 있는)
공민왕:.......
노국공주: 먼저 웃음부터 찾으시지요 전하
공민왕:......(웃으려고 한다).......(잘 안 된다)
노국공주: 화살을 맞고 쫒기는 짐승이 다리를 절룩이면 사냥개들이 더 맹렬히 짖는 법입니다
공민왕:(웃는다).......
노국공주:(미소).......
공민왕: 이렇게 웃으란 말씀입니까
환하게 웃는다.
마치 울음처럼.
공민왕: 이렇게요. 이렇게 말씀이지요?
노국공주 연기 잘했었는데
공민왕 다룬 드라마가 몇 없는데 신돈은 공민왕이랑 노국공주보는맛에 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