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특별한 기차와 그 기차 때문에 철덕들이 이루어낸 업적을 이야기해보려 해.
바로 이 차. EEC라고 불리는 오래된,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 기차야.
이 차는 1980년도에 중앙선에 투입된 차량이야.
처음에는 중앙선 탄광노동자의 증가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입한 기차인데
이 차가 갖는 의미는 대한민국 최초의 중장거리 여객용 전기동차.
즉, 누리로, ITX-청춘, ITX-새마을의 조상이라는거지.
차 외관은 일본국유철도(지금의 JR 7개회사)의 485계 차량을 많이 참고했다고 해.
무튼, EEC는 이후 노후화로 인해 통일호로 등급강등이 당했고 그럼에도 운행을 잘 하고 있었어
그런데 철도청의 저주...
20세기 동차형*은 고장이 잘난다. 는 이 차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여서,
노후화가 오기 시작하면서 고장이 상당했던 차량이라 철도청은 말년에는 이 차를 애물단지로 생각했어.
*동차형 : 기관차와 객실이 세트로 되어있는 차. 반대로 객차만 있으면 객차형이라고 부름.
그러던 2000년, 일선에서 모두 물러나고 최후로는 2001년 초에 운영에서 은퇴를 하게 되.
그리고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어.
"EEC를 전량 폐차하겠다. 보존은 없다."
당시 철도동호인들은 'EEC는 그래도 한국 최초의 중장거리 전기동차니까 보존은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부다 폐차를 시킨다고 해버리니 여론이 들끓었어.
결국 당시 레일플러스라는 철도동호인 카페 회원 주도로, 수많은 철도동호인들이 모두 달라붙어 철도청에 민원을 냈지.
"제발 우리 EEC좀 보존해주세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차량입니다!"
당시에는 공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라 민원의 효과가 있었는지
2001년 8월, 전격적으로 EEC 1대는 철도박물관에 정태보존*하기로 결정했어.
*정태보존 : 정지된 상태로 보존. 보존하면서 시운전도 한번씩 하는 경우는 동태보존이라 함.
이게 철도박물관에 보존중인 EEC야.
어쨌든 철도동호인들이 뭉쳐서 국가기관, 엄밀히 따지면 철도 운영기관의 정책을 바꿔버린 희대의 사건이 일어난거지.
당시 이 작전에 참여했던 동호인들은 철도동호인의 승리이자, 역사적인 차량을 보존시켰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반대급부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비슷한 모양을 가진 DEC는 관심이 덜해서 전량 폐차당했어.
이게 DEC야. EEC랑 생긴게 꽤나 비슷한데
DEC는 디젤동차 + 새마을호 조합으로 운영을 시작했어.
EEC가 전기동차 + 무궁화호 조합으로 운영을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차이가 있지.
실제로 동호인들이 EEC에 올인을 했던 이유는 DEC는 DHC라는 희대의 명차가 후속으로 나와있었지만,
EEC는 실제 후속인 누리로가 나오기 전까지 무려 8년이라는 후계공백이 있었던 것도 커.
이게 바로 DEC의 후속차량인 DHC야.
새마을호하면 떠오르는 차량이지.
대한민국 플래그쉽 디젤차.
서울-부산 4시간의 벽에 가장 근접했던 디젤차.
한국에서 가장 화려했던 기차.
철도강국 일본에서도 승차감은 한수 접는다고 하는 전설의 명차.
같은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차야.
그런데 DHC도 DEC와 마찬가지로 전량 폐차나 수출을 당해버렸어.
그래도 아직 보존희망은 남아있어. 경복호가 남아있기 때문이야.
(경복호는 찍는건 자유인데 왠만하면 업로드는 하지 말아달라는 정부기관의 요청이 많은 상태라 올리지 않아.)
(그래도 위의 DHC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으니까 그정도만 참고해.)
무튼 오늘은 EEC와 EEC가 철도박물관에 보존된 이유.
여담으로 DEC와 DHC 보존 이야기를 해봤어.
다음에도 조금 신박하고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괜찮은 정보 또 들고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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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가 어렵다길래 추가함.
사실 대부분이 명칭이라 나도 풀어쓰기가 어렵다보니 그냥 썼는데 해석을 쫌 달아줄께. 그리고 설명이 필요한 단어는 별표주석 달아뒀어.
EEC : Express Electric Car. 우등 전기동차
DEC : Diesel Electric Car. 우등형 전기동차
DHC : Diesel Hydraulic Car. 디젤 액압동차
보통 현업이나 동호인들은 이름으로 저렇게 부르다보니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냥 이름인갑다 하고 보면 편할꺼야.
최대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래볼께.
ㄹㅇ. 그래서 일본 철도박물관... 사이타마나 교토만 가도 진짜 한국인으로써 초라함을 느낌.
코레일은 보존을 드럽게 못 함
코레일은 보존을 드럽게 못 함
ㄹㅇ. 그래서 일본 철도박물관... 사이타마나 교토만 가도 진짜 한국인으로써 초라함을 느낌.
용어 어려워서 잘 모르겠지만 잘읽었다 ㅊㅊ
아마 EEC DEC DHC같은 용어가 어려웠지?
이름은 어쩔 수가 없더라 ㅠㅜ
애프터서비스 했다. 일상용어 아닌거는 별표주석 매달아둠.
DHC는 그래도 몇군데 상태 안 좋은대로 보존도 되곤 하긴 했는데 그나마도 이젠 다 갈렸음? 262호 계획취소는 들었는데 130,140은 청도나 중앙선 어드메에 짱박혀 있지 않음?
지금 일부 역에 세워둔거는 사실상 방치이고 코레일은 전량 폐차, 매각으로 정책을 픽스한 상태.
보존을 위한다면 의왕 보내서 아예 관리라도 받게 해줘야하지
그럼 지금도 민원 넣어도 언론에도 많이 나오고 영향력이 큼?
코레일로 넘어와서는 별로...
흠...
그럼 코레일의 의지가 중요하겠네
그런데 별로 좋은 행보를 가고 있진 않아.
이러다가 내년이면 KTX 1호차, 2호차도 내구연한 도래되서 퇴역해야하는데...
이것도 버릴까바 겁이나 요즘은.
걍 기증하면 1석 2조 아님? ㅋㅋ
사실상 보존할 수 있는 곳이 철도박물관 뿐인데 철도박물관 자체가 코레일꺼야.
기증개념이 아님.
자기네 시설로 옮기는 것일 뿐.
그렇군
결론은 그것을 보존할 생각이 있냐 없냐인데...
지금 철도박물관에 있는 애들마저도 상태가 개판 5분전이라...
역사가치 있는 차들이 다 녹슬어...
적어도 1년에 한번쯤은 도색이라도 새로 하고, 원형대로 하던지 해야되는데...
전혀 안되고 있어.
유지비용...
정부가 지원해야하나 ㅋㅋ
아님 박물관 운영하면서 유지비용이라돠 상쇄해애할텐데
진짜 컨셉 제대로 잡고 철도문화 가족공원 형식으로 했다면 모를까...
그냥 야외에 기차 몇대 던져놓고 건물에 조금 구색 갖춘 채로 여긴 박물관이에요. 하니 사람들이 가려고 할까...
지금은 초행길로 가면 대체 어디있는거야 젠장 소리 나오기 딱 좋게 되어 있음.
표지판도 별로 없고...
대가리를 좀 굴려서 관광객이 오게끔 해야되겠네
진짜 야외에 폐차 몇대 던져놓은게 다인듯
내가 교토 서일본 철도박물관(JR 니시니혼 운영) 갔을때 진짜 이거 반만 되는 철도박물관이 한국에 있다면 매주 놀러갈꺼라고 다짐했었다니까?
사이타마 동일본 철도박물관이 의왕 철도박물관 부지보다 조금 넓은데 보존중인 차종 수가 배는 훨씬 넘는걸로 알고 있어.
벤치마킹좀 해라 코레일아
적자나서 못함.
SRT는 국가철도공단(시설관리)에 노선 사용료를 KTX보다 더 내면서도 흑자인데... 원래 KTX 흑자로 나머지를 다 매꾼건데 지금은 그것도 제대로 못해서 안된다고 해...
ㅅㅂ 그럼 노답아님?
그래서 빨리 철도공사랑 SR이랑 국가철도공단 합쳐야돼...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