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범인도피교사 혐의 대법서 무죄 확정

'계곡 살인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가 수사 과정에서 도주하며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별건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파기환송심)을 지난달 31일 확정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경기도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이은해의 남편 윤모씨를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6월30일 이은해의 남편을 살해한 뒤 2021년 12월13일 계곡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로부터 1차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조사를 마친 직후 지인 A(33)씨와 B(32)씨에게 연락해 은신처와 도피자금을 부탁했다. 두 사람은 4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본건 사건과 별개로 이들에게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도피를 도운 지인 2명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심과 2심은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각각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증거가 발견된 시기에 도피한 것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한 것 ▲변호인을 선임하고 일부 물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 등은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라며 원심을 파기하고 인천지방법원으로 사건을 환송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범인도피교사죄의 본범은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등 방어권을 남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해당 사건을 다시 심리한 인천지법은 지난 7월 두 사람의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