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정우람(39)이 정들었던 야구 유니폼을 벗었다. 아시아 단일 리그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한 정우람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등판해 총 4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데뷔 이래 구원투수로만 활약해 온 정우람은 이날 이례적으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 경기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짓는 '레전드'에 대한 구단 측의 배려였다.
경기 직전, 직접 포수 마스크를 쓰고 두 아들의 '시구'와 '시타'를 돕는 이벤트를 연출한 정우람은 1회초 선두타자 최정원을 상대로 4개의 공을 뿌렸다. 최고 구속은 132㎞. 볼카운트 2-1에서 4번째 던진 직구가 우전 안타로 연결됐다.
약속대로 양상문 투수코치가 공을 넘겨받기 위해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오자, 정우람은 야수들과 포옹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역사적인 정우람의 1005번째 경기가 끝났다.
경기 직후엔 성대한 은퇴식이 열렸다. 한화의 또 다른 레전드, 김태균이 그라운드에서 정우람을 맞이한 가운데 김성근 전 감독을 비롯해 김광현, 최정 등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옛 동료들이 정우람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눈물을 흘리며 은퇴사를 낭독한 정우람은 주장 채은성부터 '레전드' 류현진까지, 한화의 동료·후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정우람은 "누가 '대전은 성심당 말고 뭐가 유명하냐'고 물으면 '대전의 최고 명물은 한화 팬분들'이라고 말해 왔다"며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최고의 팬덤인 여러분은 저와 선수들의 자부심이자 사시사철 굳건한 소나무였다. 함께해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했다"고 말했다.
경남상고 졸업 후 2004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정우람은 2016년 시즌 직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올해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KBO리그 통산 총 1005경기에 등판해 977⅓이닝을 던진 정우람은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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