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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투자의 귀재' 이정재, 150억으로 상장사 2곳 먹었다 … "'돌려막기식' M&A 전형"

뉴데일리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배우 이정재가 150억 원을 들여 코스닥 상장기업 2곳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재가 인수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인수 당시 기준 2곳을 합쳐 무려 1000억 원이 넘는 데다 래몽래인의 경우 유보금도 200억 원대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한 회사를 기업공개(IPO) 과정 등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헐값으로 2개의 상장사를 거머쥔 것이다.

3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오징어게임'과 '스타워즈' 시리즈 등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이정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우호 세력들과 함께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과 래몽래인 등 코스닥 상장사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정재는 코스닥 상장사인 와이더플래닛의 유상증자에 배우 정우성 등과 함께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상장사인 래몽래인의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우선 이정재를 포함한 6명은 지난해 12월 8일 와이더플래닛의 19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신주발행가액은 3185원으로 개별 투자금액은 ▲이정재 100억 원 ▲정우성 20억 원 ▲박인규 전 위즈윅스튜디오 대표 20억 원 ▲위지윅스튜디오 20억 원 ▲박모씨 20억 원 ▲송모씨 10억 원 등이다.

이어 지난 3월 12일 이정재와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290억 원 규모의 래몽래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개별 투자금액은 ▲이정재 50억 원 ▲아티스트유나이티드 180억 원 ▲박인규 50억 원 등이다. 이른바 ‘이정재 사단’은 래몽래인 전체 주식의 29.7%의 지분을 가져오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정재는 와이더플래닛을 인수하면서 투입한 자금을 그대로 다시 래몽래인 인수자금으로 사용했다.

이정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래몽래인의 유보금을 이용해 현재 경영진의 불법 행위 의혹으로 거래정지 상태에 빠진 코스닥 상장사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하려 했으나 래몽래인 현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한 상황이다.

이정재가 이들 회사를 인수한 방식은 이른바 ‘돌려막기식’인데 엄밀히 따지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M&A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기업사냥꾼들이 즐겨 쓰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돈을 들여 여러 개의 회사들을 인수할 수 있는 데다 자산이 많은 회사들의 경우 경영권을 확보한 뒤 곧바로 자산을 처분해 인수자금과 차익을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이정재가 일부 몰지각한 기업사냥꾼들처럼 불순한 의도를 갖고 상장사들을 인수했다는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숨은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회사를 인수한 뒤 다시 그 회사 자금을 빼내 다른 회사를 인수했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재 인수 후 주가 고공행진…이정재 사단 '돈방석'

눈여겨볼 대목은 와이더플래닛의 주가는 2021년 상장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2000~3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이정재의 투자 소식 만으로 한때 3만 원 가까이 치솟았다는 점이다.

이에 이정재는 물론 그와 함께 손을 잡고 와이더플래닛 인수에 나선 우호 세력들은 모두 돈방석에 앉게 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시세차익을 거둔 이는 바로 이정재로 2024년 반기보고서 기준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주식 313만9717주(23.4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8일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주가(종가 기준 1만2750원)를 감안하면 이정재는 지금도 4배 가까운 차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시가총액은 지난 29일 기준으로 17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이정재는 와이더플래닛 인수 직후 상장사 인수 전 본인이 운영했던 아티스트컴퍼니와 유사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로 사명을 바꾸고 신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온라인 광고와 마케팅 사업을 주로 영위해 온 와이더플래닛의 사업 목적에 영화·드라마 제작업과 연예기획사업,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추가한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배우와 감독을 겸업하던 이정재가 영화·드라마 제작이나 연예기획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긍정적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래몽래인을 인수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래몽래인을 인수한 이정재가 곧바로 래몽래인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유보금 200억 원으로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시도하면서 래몽래인 현 경영진과 충돌한 것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주식시장 작전 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돼 온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이끌었던 회사다. 원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의 실소유주인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래 대표 측은 지난 6월 서울강남경찰서에 접수한 고소장을 통해 "이정재는 회사 인수 전에 약속한 대로 래몽래인을 글로벌 드라마 제작사로 성장 시키거나 회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려는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다"며 "래몽래인의 경영권을 취득한 후 계획했던 투자 유치나 사업 확장은 추진하지 않으면서 래몽래인의 현금 200억 원을 이용해 거래정지 된 초록뱀미디어 인수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정재, 임시주총 소집 허가 요구…래몽래인 유보금이 타깃?

이정재 측은 법원에 래몽래인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주주총회를 열어 우호 세력들과 함께 김동래 현 대표를 몰아내고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정재 측은 지난 6월 5일 이정재‧정우성‧이태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하기 위해 래몽래인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앞서 유상증자 당시 맺은 계약에 따라 이들이 래몽래인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주장했지만 래몽래인 측이 계약 사항 불이행을 이유로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한편 이정재와 박인규,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지난 22일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법원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판결을 앞두고 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정재 측과 초록뱀그룹의 관계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이정재가 인수한 와이더플래닛과 초록뱀미디어의 감사를 겸임한 인물이 존재하는 데다 초록뱀미디어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이모씨의 인척이 최근까지 와이더플래닛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이정재의 경영권 인수로 와이더플래닛의 주가가 오르면서 와이더플래닛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0억 원을 투자했던 초록뱀미디어가 수혜를 입은 사실도 알려지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정재는 배우인가, M&A 전문가인가"…업계의 불편한 시선

미디어 업계와 이정재의 오랜 팬들은 일련의 행보들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글로벌 한류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스타 배우가 난데없이 기업사냥꾼이라는 비판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수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과 오해들로 수사 대상이 된 데다 소송전까지 휘말리면서 한류 배우들의 글로벌 이미지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정재는 글로벌 공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간 쌓아 온 명예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잘잘못을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불미스러운 잡음에 휘말렸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쪽 판에서는 이정재가 무리하게 상장사를 인수하고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것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며 "그가 이번 일로 평생을 쌓아 온 명배우로서의 명예까지 잃게 될까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30/20240830000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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