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의 경영권을 둘러싼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와 배우 이정재 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이정재 등 래몽래인 경영권 인수에 참여한 세력이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시도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불법 의혹에 휘말린 경영진의 일탈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회사를 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수하려 했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래몽래인 측은 "이정재 등이 래몽래인의 성장을 빌미로 김 대표를 회유해 놓고 실제로는 래몽래인의 유보자금 200억 원으로 초록뱀미디어 인수에만 열을 올려 분쟁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재 사단의 '초록뱀미디어 인수' 시도로 인해 김 대표 측과 갈등이 시작됐고 끝내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 대표는 지난 6월 "이정재 등이 경영권 인수 전 약속한 사안들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정재와 박인규 전 위즈윅스튜디오 대표 등 경영권 인수 세력들을 사기 혐의로 경찰 고소했고 이정재 측은 이달 김 대표를 무고로 맞고소한 상태다.
김 대표는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이정재와 박 전 대표는 애초 '기업사냥'을 목적으로 래몽래인의 경영권을 취득한 것"이라며 "이정재와 박 전 대표는 래몽래인을 글로벌 드라마 제작사로 성장시키거나 회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려는 의사와 능력이 전혀 없으면서도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최대주주 지분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정재 사단, '초록뱀' 인수해 주가 부양 노렸나
시장에서는 이정재와 박 전 대표 등이 래몽래인 경영권을 확보한 뒤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해 주가 부양을 노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글로벌 스타인 이정재를 앞세운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이른바 '펄'(Pearl.주가를 부양시키기 위한 재료)로 붙여 현재 거래정지 상태에 처한 초록뱀미디어를 시장에서 거래 재개시킨 뒤 주가를 부양할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초록뱀미디어를 이끌어 온 원영식 전 회장은 코스닥 작전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원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의 실소유주인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이정재 측과 래몽래인이 초록뱀을 인수했다면 거래정지의 원인을 제공한 경영진이 전면 교체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돼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어떤 의도를 갖고 인수를 추진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인수 추진이 일반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이정재 측 "초록뱀과 인연 없다…단순한 경영 판단"
이정재 측은 한때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고려했던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인수에 참여했을 뿐 래몽래인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가부양 등 경영 이외의 또 다른 의도가 있던 것도 전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정재 측은 초록뱀 인수를 위해 래몽래인 측으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제출받아 인수를 위한 회사 내부 검토 등 밑작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재 측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등 컨소시엄을 구성해 초록뱀미디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그 과정에서 (래몽래인도)컨소시엄의 구성원이 됨에 따라 래몽래인으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았다"며 "이후 래몽래인은 컨소시엄에서 빠졌고 우리도 (초록뱀미디어 인수 금액이)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꽤 있어서 인수해야 할 이유를 못 느껴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몽래인 자금을 초록뱀미디어 인수에 사용하자고 한 적이 없다"며 "래몽래인 인수나 초록뱀미디어 인수 검토에 있어 (원 전 회장 등은)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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