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경영 갑질'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유명 초밥 뷔페 프랜차이즈 '쿠우쿠우(QooQoo)'의 회장 부부가 이혼 후 회사 경영을 둘러싼 소송전까지 치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건전하고 투명한 가족경영을 내세워 왔지만 오너가의 이혼과 다툼에서 비롯된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하고 이 과정에서 그간 숨겨져 왔던 민낯이 드러나게 됐다.
현재 회장 부부는 서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친인척에게 가맹점 운영 특혜를 제공한 사실 등을 폭로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쿠우쿠우 회장家'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 받아…재혼 9년 만에 이혼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영기 쿠우쿠우 회장은 2012년 쿠우쿠우 설립 무렵부터 근무하던 직원 강명숙 전 대표와 2014년 3월 재혼했다. 이후 김 회장은 이듬해 3월 강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승진시켰고 2017년 2월부터는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하지만 회장 부부는 가족경영과 관련한 경영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2019년 9월부터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강 전 대표의 조카 A씨가 2018년 6월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쿠우쿠우에서 해고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회장 부부가 협력업체들에 거래유지를 대가로 '경영지원금' 명목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비롯해 ▲자녀와 친인척 등이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허위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 ▲친지에게 직영점 운영을 맡겨 기존 가맹점주의 영업권을 침해했다는 의혹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등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2020년 9월 사건을 검찰로 넘겼고 검찰도 2022년 2월 회장 부부를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를 받던 강 전 대표는 기소 직전인 2022년 2월9일 해임됐다. 같은 날 새 대표직에는 회장이 전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인 김동현 대표가 선임됐다.
강 전 대표는 자신이 해임되자 곧바로 김 회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고 지난해 3월 조정이 성립되면서 이혼이 확정됐다.
◆"회삿돈 빼돌려 친인척에 특혜"…이혼 직후 前 계모 상대 손해배상 청구
쿠우쿠우는 김 회장 이혼 직후인 지난해 6월 강 전 대표를 상대로 '회삿돈 횡령과 친인척 가맹비 면제 등으로 인한 회사 손해'를 주장하며 13억8947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핵심은 강 전 대표가 2017년 제2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투자 대상으로 선정해 5억 원의 회삿돈을 지급 받은 '셀프 계약'과 2019년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 가맹계약을 체결하면서 가맹비 6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받아 횡령했다는 내용이다.
김 회장 측은 강 전 대표가 가족과 친인척에게 가맹비를 면제해주고 무단으로 가맹점을 개업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강 전 대표는 자신의 행위가 쿠우쿠우 주식 100%를 소유한 김 회장의 승인 하에 이뤄진 일이었고 당시 비자금 조성을 위해 가맹비를 현금으로 받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쿠우쿠우가 초밥·일식에 경험이 많지 않아 가맹점 형태보다는 '시행점'을 개설해 시범적 운영에 투자했던 것이라고도 항변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종열)는 지난 7월 이 소송에서 "강 전 대표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강 전 대표 측에 쿠우쿠우 측에 13억3246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法 '가족경영 횡령·배임'은 회장 부부 모두 유죄
가족의 이익을 위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회장 부부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5년여 만에 유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이필복 판사는 지난 6월 김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강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하고 각각 추징금 2억821만 원을 명령했다.
김 회장 등은 2014년 1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신용카드 단말기 납품업체로부터 가맹점 단말기설치 등 거래를 이어가는 대가로 26차례에 걸쳐 현금 3억4990만 원을, 환기시설 설치업체로부터 거래를 이어가는 대가로 5차례에 걸쳐 6653만 원 상당의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2013년 6월~2019년 11월에는 회사 명의의 계좌에서 93차례에 걸쳐 1억175만 원을 사적용도로 사용하고, 2015년 11월~2017년 11월에는 자녀와 친인척이 실제로 근무한 사실이 없음에도 20차례에 걸쳐 5587만 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회장 일가의 법정 공방은 현재 민·형사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되고 양측이 모두 항소하면서 각각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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