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2)씨와 소속사 관계자 등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면서도 당시 음주 수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헌)는 18일 음주 교통사고 후 도주 및 사법방해 등 혐의를 받는 가수 김씨와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 본부장 전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범인 매니저 장모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1시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후 자량을 운전하다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도주했다. 이에 따라 그는 특가법(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사고 후 미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소속사 대표 이씨는 사고 직후 매니저 장씨에게 김씨 대신 자수할 것을 지시하고, 본부장 전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제거해 증거인멸 및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받는다.
매니저 장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03%의 주취상태로 사고차량을 몰고 파출소로 이동한 뒤 경찰에 허위 자수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고 직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경기도의 한 호텔에 잠적했다. 이후 그는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지만 음주 측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가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했다고 봤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채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사고 직전 음주로 얼굴과 목에 홍조가 보이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는 등 정상적인 보행조차 불가능했다"며 "사고 직전에는 이유 없이 제동을 반복하거나 중앙선 침범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주행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김씨를 중심으로 이뤄진 조직적 사법방해"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과 입법 공백이 확인된 대표적 사례"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죄에 상응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앞으로도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 교통사고 후 도주'와 사법시스템을 농락하는 '사법방해'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법무부에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을 입법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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