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2.3배 늘었다…판돈 구하려 학폭에 사채까지

청소년 도박 범죄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한 도박 범죄에서 벗어나 이른바 ‘판돈’을 구하기 위해 2차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까지 잇따르며 경찰이 전방위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입건된 도박혐의 소년범(14세 이상 19세 미만)은 17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2년(74명) 대비 2.3배 증가한 수치로, 이중 남자 청소년은 92.4%이었다.

고등학생은 64명, 중학생은 32명이었지만 평균연령은 16.1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도박 범죄소년 평균연령은 2019년 17.3세, 2020년 17.1세, 2021년 16.6세, 2022년 16.5세, 작년 16.1세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어려졌다.

도박 유형별로는 게임당 10초 이내에 단판에 끝나는 특성을 가진 바카라·스포츠토토 등 사이버 도박이 145명(84.8%)로 가장 많았다. 도박 장소로는 피시방(PC방)에서 적발된 사건이 97명(56.7%)으로 가장 많았고, 범죄수단 역시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한 불법도박이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청소년 도박범죄가 앞으로도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들이 사이버도박을 단순 휴대전화 게임으로 인식한다는 점,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불법도박 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점, 누리소통망이나 문자메시지 광고를 통해 불법도박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은행 계좌 개설 및 현금 융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더욱 큰 문제는 청소년 도박범죄 추세가 단순 도박범행에서 나아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청소년 간 갈취 등 학교폭력 문제, 인터넷 사기, 대리입금 등 2차 파생범죄로 확산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올해 불법도박 위험군 청소년 대상 맞춤형 특별예방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청소년 도박범죄 특별예방교육 집중기간을 6월 말까지 운영, 학생·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한편, 학부모를 상대로도 청소년 도박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에 관심을 촉구하는 교육자료도 제작해 배포한다.

아울러 경미한 도박을 하거나 초범인 소년범은 그 죄질·도금액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훈방·즉심·입건 여부 등을 결정하는 ‘선도심사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필요한 경우 생활·상담·의료·법률지원을 시행한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소년범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범죄심리사가 참여해 범죄환경, 비행요인,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는 ‘전문가참여제’를 통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하는 온라인 불법도박은 청소년의 미래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층 강화된 경찰 선도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년범의 재범방지와 예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