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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피의 노브고로드 맛보기

YR 청꿈단골

이반 4세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바스마노프 부자가 같혀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차르는 감옥에 오자마자 큰 소리로 두 사람을 불렀다.

 

이반   알렉세이! 표도르! 어디 있나?!

 

알렉세이   이건 차르의 목소리?!

 

표도르    그런 것 같습니다.......!

 

바스마노프 부자는 땅바닦에 기어서 차르에게로 왔다. 차르는 감옥 방의 문을 열고 그들에게로 왔다.

 

이반   이 놈들....

 

알렉세이   차르! 한 번만 용서를 해 주십시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표도르    그렇습니다! 체사르비치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차르의 옷깃을 잡고 늘어지는 이들의 처절한 모습에 차르는 마음이 흔들리는 듯 했다.

 

이반   흐음.... 기회를 줄까....

 

알렉세이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저희를 용서하시옵소서...... 위대하신 신의 대리자여....

 

이반   으음.....

 

차르는 이들의 애원에 결정을 내렸다.

 

이반    좋다. 너희에게 기회를 주겠다. 살려주마.

 

알렉세이    차르! 감사합니다!

 

이반    대신 조건이 있다.

 

표도르    뭐든지 따르겠습니다! 뭐든지요!

 

차르는 그들의 앞에 자신의 품에 가지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이반    너희 둘 중에 이 단검으로 먼저 나머지 한 놈을 찔러 죽이는 놈을 살려주겠다. 누가 되었든 그것으로 내게 충성심을 보여라.

 

가히 충격적인 말이다. 아버지와 아들 중 누가 먼저 칼을 들어 상대를 찔러 죽이면 찌른 사람을 살려주겠다니. 아버지나 아들 중 하나는 죽고 하나는 살리겠다는 그것도 부자 중 하나가 하나를 찔러 죽여야한다는 잔혹함이 아닌가.

 

알렉세이    .......?!

 

표도르    ..........

 

이반    빨리 정하는 게 좋을게다.

 

알렉세이가 어리둥절 하는 사이 표도르가 단검을 들었다.

 

알렉세이    표도르!

 

표도르    아버지.....! 용서하십시오!

 

표도르는 비록 단검을 손에 들었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아버지를 죽여야 한다는 사실에 눈에서 눈물을 주루륵 흘렸다. 차르는 다시 미치광이가 되어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반    ?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기로 작정한 모양이군!?

 

아들의 모습에 알렉세이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알렉세이   그래! 그 검으로 이 아비를 찔러 죽여라! 그래서라도 네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어찌 목숨을 버리지 않으랴!

 

그러더니 그는 차르에게 소리쳤다.

 

알렉세이   차르! 제가 이 자리에서 죽으면 제 아들은 살려주겠다고 약속하십시오!

 

부자간에 끔찍한 일을 두고 있지만 차르는 여전히 그들을 조롱하는 말투였다.

 

이반    이 눈물겨운 광경을 보고서도 어찌 네 아들을 살려주지 않겠는가? 걱정 말게. 표도르는 죽이지 않겠다고 내 약속하지.

 

알렉세이   고맙습니다.......! 표도르.......!

 

표도르    ........ 아버지.

 

알렉세이    어서 나를 찔러라! 이 아비의 심장으로 너는 꼭 살아남아라!

 

표도르    용서하십시오! 이야앗!!!

 

알렉세이    끄어억.....!

 

표도르    으흐흑......!

 

알렉세이    으어........

 

그 날. 표도르는 흐르는 눈물을 뒤로 하고 아버지의 가슴을 여러 번 찔렀다. 알렉세이 바스마노프는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 옛날 7천의 군대로 크림 칸국의 타타르 6만 대군을 격퇴하고 모스크바까지 적이 침공했을 때는 자신의 하인들까지 동원해 용맹하게 싸웠던 러시아의 군인. 그로 인해 차르의 측근이 되어 세상을 누볐던 그는 56세의 나이에 아들의 손에 의해 이렇게 죽었다.

 

아버지를 스스로 죽였다는 괴로움에 표도르는 괴성을 질렀다.

 

표도르    으아아아!!!!!

 

한참을 괴로워하던 그에게 차르가 한 마디를 던졌다.

 

이반     표도르.

 

표도르     .......

 

이반     표도르 바스마노프!

 

표도르    .......

 

이반    너는 그 칼로 내게 충성심을 보였다. 정말 너는 충성스러운 자구나.

 

말류타    뭣하나 표도르? 어서 차르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게!

 

옆에서 차르를 보좌하는 말류타를 보고 표도르는 역겨운 생각이 들었지만 아버지의 살아남으라는 유언을 생각하고 차르에게 억지로 감사를 표시했다.

 

표도르   ..... 감사합니다......

 

하지만 곧 차르에게서 뜻 밖에 말이 나왔다.

 

이반   너도 죽어라.

 

표도르    ..........!

 

말류타    ..... 차르! 표도르는 살려주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반     너는 니 손으로 아비를 찔러 죽인 놈이 아니냐? 그런 놈이 나라고 죽이지 못할까?

 

표도르    ............

 

이반    이 놈을 어서 죽여라. 네가 처리해라 말류타.

 

표도르    이반! 이 악마야! 내가 한 때나마 너를 모신 것이 후회스럽구나!!!!

 

이반    뭣 하느냐! 어서 죽여라! 제 아버지를 죽인 비열한 놈이다!

 

말류타    용서해라....!

 

표도르    대장! 천국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류타    이야압!!

 

표도르 바스마노프. 아버지를 따라 일찌감치 차르의 측근이 되고 어리지만 총명하고 명석해 차르의 총애를 받았던 사람. 그러나 그 뒤에 그의 간악함이 숨어 있었고 자신이 죽인 비아젬스키 마냥 처참하게 죽었다. 겨우 21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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