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서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성인페스티벌'이 벌써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시민단체가 성 착취를 문제 삼아 중단을 요구한 데다 행사장이 초등학교 코앞이어서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성인콘텐츠협회는 내달 20~21일 이틀 간 수원의 민간 전시장인 수원메쎄에서 '2024 KXF The Fashion'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일본 유명 AV배우들이 참석하고 일반인들의 경우 성인 인증을 거친 후 입장료를 지불하고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다.
주최 측은 "한국에서도 성인들이 성인 문화를 자유롭게 즐기고 올바르게 공유할 방법이 필요하다"며 "이런 환경이 조성되면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성인=불법'과 같은 편견이 성인 문화를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며 "미국의 한 과학전문지는 '성인콘텐츠 이용이 증가할수록 성범죄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행사 소식이 전해지자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인엑스포 개최에 강하게 반발했다.
단체는 "행사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성 문화 형성이 아닌 '여성의 성'을 매개로 수익 만을 노리는 명백한 성 착취"라며 "오히려 성매매를 옹호하는 문화를 확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성폭력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일본 AV배우를 현실에서 만난 남성들로 하여금 성폭력에 대한 환상을 현실에서 실천하도록 부추긴다"며 "여성의 성을 착취하고 상품화 하는 행사 개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성인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불과 50m 근방에 위치한 모 초등학교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도 "청소년들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성인페스티벌을 두고 반발이 일고 있지만 경찰은 마땅히 제재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행사 자체 만으로는 불법이 아닌 만큼 경찰이 개입할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관할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성인페스티벌 개최와 여성단체 반발 건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 관련 행사가 대중의 입방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7월 킨텍스에서 열린 'KOVAS 2023' 행사에서는 청소년이 볼 수 있는 행사장 외부에 전자담배 브랜드명과 일본 성인물 배우 팬사인회 안내 홍보물 등을 부착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13/202403130037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