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 A씨의 녹취록 전체가 법정에서 재생된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28일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혐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곽 판사는 "지난 기일에 내용이 방대해 다 재생하지 못했는데, 녹취록만으로는 안 되고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10월30일 오후 2시 4차 공판을 열고 오후 내내 녹음파일을 재생하기로 했다.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에는 A씨가 지난해 9월 수업 시간에 주 씨의 아들에게 한 발언이 담겨있다. 수업 중 녹음된 분량만 2시간30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 측은 지난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을 장애인인 주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 판단하고 지난해 12월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서 A씨의 변호인 전현민 변호사는 "당시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공소장에는 마치 교사가 한꺼번에 발언을 쏟아붓는 듯 작성돼 있는데, '밉상'이라던가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라는 등의 발언은 혼잣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이 선임한 A씨의 또 다른 변호인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라며 증거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지금 증거채택 여부에 대해 확답드리기 어렵다"며 "위법수집 증거로 볼 여지도 있는 것 같고, 증거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증거능력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하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는 불구속기소 된 A씨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으나,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주씨 측 국선변호사는 이날 피해 부모 및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의 탄원서와 유아특수교육학 교수의 의견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필요 시 검찰을 통해 증거로 제출해달라"며 모두 반환했다.
이번 사건이 무리한 신고였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주씨는 "이번 일로 같은 반 아이들과 학부모, 모든 특수교사, 발달 장애 아동 부모들에게 실망과 부담을 줘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A씨에 대한 처벌불원 탄원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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