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김병수 감독은 이전의 감독시절(영남대~강원)부터 자신만의 확고한 아기자기하고 세밀한 축구를 변함없이 밀고나가 k리그무대에서 성과를 내었다는 점에서 좋게보고 있는 지도자임
그래서 김병수 감독을 다시 k리그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갑긴 하다.
다만 현재 수원 삼성의 상황과 김병수 감독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사실 기대되는 점보다는 우려되는 점이 더 많음
김병수 감독이 수원 삼성에 부임해서 걱정되는 점
김병수 감독님이 자기 전술색이 뚜렷하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그냥 자기 축구를 밀고나가는 낭만파 이상적인 유형의 지도자임
근데 현재 수원삼성의 상황은 아직 시즌 초기이지만
10경기 2무 8패, 승점 2점이고 11위와 승점차이도 벌써 8점차다. 그리고 생존왕 인천마냥 진짜 큰 이변이 없으면 시즌 10경기 쯤 무승에 경기력도 맛 간 팀은 다 강등
당했고 수원 삼성도 이번 시즌에는 강등 안될 확률보다
강등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본다.
또 수원 삼성은 대표 멸칭으로 '개랑' 이 있는데
그 이유가 수원 삼성 공식 팬클럽이 그랑블루이고 얘들은 숫자도 많고 타팀팬들에 비해 k리그에서 눈쌀찌푸릴 정도의 사건사고를 많이 일으킨 전적이 압도적으로 많아 그랑블루에서 그랑을 따와 개랑으로 불리는거다.
그런 멸칭마저 생길정도로 팬덤 성향이 유럽훌리건 마냥 꽤 극성이고 쪽수가 많으니까 성적이 안 나올 때 압박을 어느팀 팬들보다 강하게 넣는 편임
특히 현재 수원 성적은 이미 나락가 기다려줄 시간이 없고 김병수가 이전 수원 감독들처럼 수원 레전드가 아닌 외부인이기에 김병수 감독이 단기간에 팀을 정상궤도에
끌어올리지 못하면 백퍼센트 시즌 중간에 짤린다
근데 김병수 감독이 최용수 감독처럼 단기간에 팀을 수습해줄 수 있는 소방관 역할을 잘할 거 같은 지도자 스타일은 아니다.
소방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도자는 팀이 어려울 때 매우 실리적인 축구를 하는 편이고
파이브백에 미드필더들까지 밑으로 내려 한껏 움츠려 90분 내내 두들겨맞더라도 일단 실점빈도를 줄이고 세트피스나 역습기회를 이용해서 간혈적인 공격에서 공격진의 개인기량으로 어떻게든 득점을 쥐어짜내는 그런 극단적실리축구를 해야만 케이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근데 김병수 감독은 누구보다 자기 전술이 확고한 사람이고 그 전술이 실리축구와는 거리가 먼데다 전술이 확고한 만큼 자기 전술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성과를 내려면 그에 맞는 전술적 역량을 갖춘 선수+ 그 전술을 최적화시킬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술적 역량을 갖춘 선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전술 입혀줄 프리시즌도 안 치르고 중도부임+ 외부인사
라 김병수 감독이 수원 감독으로 자기 전술 색깔을 입혀
성과를 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구단과 팬들도 성적 날 때까지 김병수 감독을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구단이 그럴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김병수 감독을 개인적으로 고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김병수 감독 스타일과 현재 수원 삼성 상황을 고려하면 강등부터 피해야하는 지금 시점에서 김병수 감독 선임이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수원 삼성이라는 구단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위기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수원삼성 레전드 출신 감독은 다 잘라버렸다.
서정원부터 시작해서 이병근까지 수원삼성 레전드 출신 감독들이 좋은 성과는 못 냈고 하도 구단레전드 갈아버린 탓에 이제 믿을만하고 돌려막을 구단 레전드 출신 지도자도 없다.
그래서 외부 인사에서 감독을 내정하려고 했을것이고 처음에는 수원 측에서 강등위기를 막을 실리적인 축구를 하는 유능한 지도자를 데려오려고 했을거다.
그러나 이미 능력이 검증된 외부 지도자가 팀을 살펴볼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 긴급한 상황에서 팀 강등시 자기 커리어가 망가지는 리스크 감수해서까지 자신과 별 인연없는 수원 삼성의 소방수 역할을 원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래서 강원 감독 이후로 커리어가 끊겨서 리스크를 감수하도라도 어떻게든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는 김병수 감독과 구단레전드 및 소방관 스타일 감독이 선임이 어려운 상황이라 어느정도 능력을 증명된
지도자를 찾는 수원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김병수가
수원 감독으로 부임한거라고 생각한다.
김병수 감독 부임으로 인해 기대되는 점
외부인사가 들어올 때 장점으로는 코치 내부승격이나
구단레전드출신 감독처럼 선수들과 알고 지냈던 것이 아니기에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많이 잡으려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렇기에 기존 수원 선수들이
이전보다 투지있게 뛰고 그 과정에서 하나로 뭉쳐 팀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
또 김병수 감독은 자기만의 전술색깔이 확고하면서 자기 전술색깔에 잘 녹아들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무한한 신임을 주고 계속 기회를 준다.
반면 이전에 뛰어난 실력을 보여줘서 많이 출전한 선수도 전술에 안 맞고 인상적인 모습을 바로 못보여주면
기용하지 않는 감독, 즉 벤투형 감독이다.
그렇기에 김병수 감독이 전술 입힐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수원 삼성 선수들이 투지있게 열심히 뛰어서 성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두 번째로는 수원삼성 선수풀에서 김병수 감독 전술을
소화할만한 인재가 많다.
수원 삼성 경기를 보면 박스바깥에서는 그래도 아기자기한 패스를 통해서 점유율 높이고 공 없을 때 패스 받으려고 계속 뛰며 기회는 자주 만드는 선수들이 좀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성적인건 그런 강점 있는 선수들이 박스 근처에만 가면 날려먹고 득점을 못하고 위협적인 기회를 못 만들어낸다는 게 너무 큰 문제
그래도 그 박스 근처까지 가서 기회 만드는 모습, 스쿼드 안에서 상대적으로 김병수의 축구를 구현해줄 2선자원과 중미자원 풀은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김병수 감독이 수원 가서 짧은 시간 안에 전술색을 입혀 팀을 제 궤도 안에 올릴 수 있다.
세 번째 기대요소는 시즌 중간 이적시장 때 보강이다.
벤투의 황태자 황인범처럼 김병수 전술에 최적화되어 있고 믿고 따르는 선수들(임채민,한국영)이 있다.
수원 삼성도 강등 위헙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적시장에서 돈을 많이 써야할 것이고 김병수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보강할것이다.
그리고 병수볼에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이 팀이 합류하면 시너지효과로 팀조직이 좋아지기에 전력에 비해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다.
다만, 그 전까지 김병수 감독이 수원 삼성 분위기를 아예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경질당할거라 세번 째 기대점은 최소한 김병수 감독이 그전까지 어느정도 성적은 반등시켜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마지막 기대요소는 사실 수원 삼성이 아니라 K리그 전체에 주는 이점이다.
그 동안 K리그 지도자들은 냉정하게 말해서 오로지
성적만을 위한 축구를 해왔다.
기본 포메이션 보면 어떻게든 실점 안하려고 쓰리백처럼 보이는 보수적인 파이브백 복붙에 미드필더도 열심히 뛰며 수비만 시키고 팀내 공격에이스 개인기량 믿고
해줘해서 1골차이로 승점 3점 먹고 실점 안해서 1점 확보하는 단순 역습축구를 하는 팀이 많다.
물론 이런 전술 복붙을 근거로 기존 K리그 지도자들이역량이 딸린다. 전술이 없는 무능력한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2팀 중 최대 강등이 3팀(1+2)이고 크게 보면 하위스플릿 6팀까지 강등위험권에 드는 기형적인 리그구조라 중하위권 전력에 약하고 안정적이지 못한 전력을 갖춘 팀들(ex. 시도민구단 ,투자 소극적으로 하는 기업구단)은
매 시즌 마다 강등위협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라인올리고 유럽명장들처럼 능동적이고 하프스페이스활용해서 다양하게 공격하는 축구하고 싶어도 성과가 안나와서 강등위협권에 가면 자기만의 하고 싶은 축구하다가 성적 안나와서 잘리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축구 버리고 어쩔 수 없이 성적을 챙기는 선택 중 하나를 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후자를 택하는게 당연한거라 이건 강등 관련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불가능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K리그 지도자들 비판 거의 안하는 편인데 유일하게 비판 수준을 넘어 비난하는 감독이 김상식이다. 모기업이 돈도 많고 매 시즌마다 투자도 엄청나게 해줘, 팀 스쿼드에 차기 국가대표감+ 클래스 보장된 전 현직 국가대표 출신 + 실력 검증된 용병 깔려있고 강등걱정 전혀안하고 우승권 전력인데 보여주는 건 주도적인 축구가 아닌 성적도 못 내는 수준이하의 노잼 수비축구임 (다행히 이런 김상식이 곧 경질당한다는 신빙성 있는 루머가 돌더라)
다행히 요즘 들어서 K리그에 다양한 스타일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 좋은 감독들이 나오고 있다.
최고 전술가 포항의 김기동 감독을 필두로 전술가형 스타일은 아니나 기가막힌 용병술로 지는 경기도 이기고 특유의 카리스마로 기강 잡고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홍명보, 드디어 주도적인 점유축구의 고집이 드디어 경기력과 성적에도 발현되는 서울의 안익수 감독
이번 시즌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축구를 보여주는 대전의 이민성 감독과 무리뉴급으로 화려한 인터뷰 스킬까지 갖춰 슈퍼스타 감독형의 자질을 보이는 광주 이정효 감독에 화끈하게 지고 화끈하게 이기고 중간이 없이 본프레레식 축구하는 수엪의 김도균감독도 있다.
여기에 수원삼성에 자기만의 색깔을 무조건 고집하고
주도적인 축구를 하려고하는 김병수 감독이 오고
루머대로 전북에 수준이하의 김상식 감독이 잘리고 다른 훌륭한 감독(누가해도 김상식보다는 잘할거지만) 이 오면 전체적으로 재밌는 경기도 많이 나오고 축덕들이 좋아하는 전술적으로 분석할만한 경기도 나오고
팀마다 색깔들이 다양하면서도 확고해져서 기존에 케리그 안 보더라도 어떤 계기로 K리그 경기보고 K리그 접하는 뉴비들 중 계속 K리그에 관심가지는 비율이 늘어날 거고 그런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아오면 K리그가
한단계 스텝업하고 스텝업한 모습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갖는 건전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시즌 들어 저번 시즌 대비 K리그 인기가 꽤 많아진 건 K리그 내부 요인보다 외부요인들의 영향이 매우 크다. 코로나 마스크 해제, 임영웅 방문으로 인한 임영웅팬들 화력, 무엇보다 카타르 월드컵 때 극적 16강 진출 덕분에 관중이 늘어난거다.
이런 외부요인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고 다음 월드컵 때 좋은 성과 못내고 코로나 특수빨 끝나면 또 관중 줄어들 것이다. 또 매 경기 치트키 임영웅을 6명으로 복사해서 K리그 모든 구장에 경기할 때마다 보급할 수는 없다.
결국 k리그가 반짝이 아니라 꾸준히 많은 사람들이 보는 리그로 성장하려면 외부에서 호재가 터져 K리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때 그 관심을 오랫동안 붙잡아놓을 내부 요소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다행히 김기동, 홍명보,이정효,김도균,안익수,이민성 같은 색깔 있는 감독에 그 감독들이 이끄는 팀이 올 시즌 성적이 꽤 좋고 거기에 김병수+ 무조건 김상식보다 나은 전북감독까지 K리그 지도자 풀에 합류해서
월드컵 특수로 들어온 팬들을 고정적인 K리그팬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그런의미에서 수원 뿐만 아니라 케이리그 흥하길 바라는 팬들 입장에서 김병수가 수원감독 맡는 건 환영할만한 결정인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