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상 청순계보를 이을 걸그룹 첫사랑? (수록곡 리뷰하는 이유)
걸그룹계에서는 소위 말해 "청순 계보" 가 있다
1세대 S.E.S, 그리고 초창기 소녀시대, 몇 년 뒤 섹시컨셉이 걸그룹계를 지배하던 시절 청순컨셉으로 중소기획사에서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청순컨셉은 낡은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 에이핑크
그리고 에이핑크의 청순 성공신화에 영향을 받아 대표적으로아련청순 러블리즈, 파워청순 여자친구, 몽환청순 오마이걸 등이 청순계보를 이어주었다.
하지만, 걸그룹시장이 해외 쪽 파이가 급속도로커지고 그 해외팬들은 청순컨셉보다 화려하고 웅장한 걸크러시
를 원했으며, 동시에 국내 걸그룹 팬덤이 여팬들 비중이 늘어나면서 청순보다는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이고 비중이 높아지고 구매력이 있는 여팬들도 좋아하는
걸크러시 쪽 컨셉이 대유행을 했고 청순컨셉 그룹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그 와중에 여자친구, 러블리즈는 결국 해체, 에이핑크는 연차가 쌓이면서 청순컨셉에서 벗어났고
청순 쪽으로 분류하긴 힘들지만 하이틴 컨셉으로 풋풋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4세대에서 주목받던 위클리 또한 갑자기 걸크러시로 선회하며 현재는 사실상 청순계보가끊어졌고 청순의 시대가 결국 마무리 되던 찰나,
그룹 첫사랑이 정통청순컨셉으로 데뷔하면서 그 명목을 이었고 사라지고 있는 청순컨셉을 그리워했던 사람들이
정통청순컨셉으로 나타난 이 그룹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나도 본진이 에이핑크이면서도 비슷한 컨셉으로 나온 후배 걸그룹 러블리즈 노래들을 되게 좋아했고, 청순컨셉을 갈망했었던 만큼 4세대에서도 청순컨셉을 이어줄 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반가워서 청순으로 물들인 이 앨범 수록곡들을 리뷰하려고 한다
2. 데뷔 앨범 <Sequence:7272> 수록곡 리뷰
1번 트랙: 72.72HZ(열일곱)=> 본인 추천곡
이 그룹 7명 멤버들이 특이하게 다 똑같이 2005년생(만으로 17)이라 제목을 열일곱으로 지은 거 같고
숫자 '7272'는 어린 나이(열일곱)에 첫사랑을 하며 '찌릿찌릿' 해질정도로 설레는 느낌을 표현했음
그리고 숫자 뒤에 붙은 HZ는 찌릿찌릿한 느낌을 라디오 주파수에 비유하며 좋아하는 사람(첫사랑)이랑 딱 마음이 맞아서 두근두근대는 걸 의미함
거의 노래 제목 하나만으로 이 곡에서 느낄 수 있는 걸 다 표현한 느낌? 그만큼 노래 제목 고르는 센스가
엄청남
사운드로만 보면 별 장치 없고 담백하지만 펑키하고
후렴구 때 락기타 사운드 넣으면서 비어보이지 않고
노래가 생동감이 있음
그리고 찌~릿~찌~릿하는 부분이 되게 중독성이 있고
다음 곡 때설명하겠지만은 이 노래도 가사가 꽤 시적이고 이야기하듯이 스토리 풀어가는 방식이 약간 러블리즈 노래느낌 남
사운드도 나 같이 청순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꽤 만족스러울 거 같고 그 분위기에 맞게 가사를 짜는 완성도나
제목선정까지 완벽했다.
타이틀곡으로도 쓰여도 꽤 괜찮은 퀄리티라고 봄
2번 트랙 :첫사랑 (Pop? Pop!)=> 앨범 타이틀곡
걸그룹 이름인 첫사랑을 타이틀곡으로 정했음
그리고 뮤비 보면서 드는 느낌이 여자친구와 러블리즈를 합쳐놓은 거 같음
풀 밭에 뮤비 배경이나 세라복 같은 옷은 여자친구같지만 안무와 노래는 러블리즈 느낌이 강하게 남
동작을 크게 하지 않으면서도 아기자기하게 포인트를 주면서 생동감을 주는게 러블리즈 안무특인데 거의 유사함
그리고 노래 사운드는 러블리즈 데뷔곡인 캔디젤리러브랑 또 다른 타이틀곡 안녕을 섞어놓은 거 같음
왜 그러냐면 러블리즈 초기 프로듀서로 활동한 윤상이
저 첫사랑 그룹이 소속한 아티스트로 들어가서 첫사랑 데뷔할 때 많은 조언을 한 영향이 큰 거 같음
근데 좋게 생각하면 윤상시절 러블리즈가 생각날정도로
이 노래 사운드 퀄리티가 괜찮다는 거
그래서 러블리즈 특유의 아련하면서도 청순한 느낌이 남
그리고 팝팝팝~ 하는 부분들 들어보며 리듬이 바뀌면서 분위기 환기하는 동시에 비슷한 사운드 반복으로 루즈할 수도 있는 곡의 긴장감 유지를 잘한 거 같음
아쉬운 점은 후반부 랩이 어색해서 마지막 클라이믹스로 가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거랑 노래에서 임팩트 줘야할 부분에서 임팩트가 약하게 들어갔다는 것
그래서 강조되어야하는 후렴구보다 후렴구를 받춰주는 보조효과음인 팝팝의 임팩트가 더 강하게 들어간 거 같음 그래도 이 정도면 타이틀곡으로 잘 뽑은 거 같다.
3번 트랙 : 비밀이야 (Manito)
마니또를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첫사랑)한테 수줍게 고백하는 내용인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마니또가 본인이여서 직접 용기있게 고백했다는 반전(?)이 있는 노래임
첫사랑한테 고백하는 가사 내용답게 톡톡 튀고 설레게 하는 청량한 사운드를 깔아놔서 두근거리고 풋풋한 느낌을 잘 살린 노래
4번 트랙: 지금 너에게 보내
경쾌함을 더하는 악기와 하우스 리듬으로 아련청순한 앨범의 다른 노래들과 달리 몽환적인 느낌을 낸 노래
그리고 사운드에 이것저것 안 들어가서 편하게 별 생각 안 하고 음색이랑 보컬실력 감상하기 좋은 거 같음
5번 트랙: 으랏차
이번 앨범에서 그룹명에서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안 나오는 유일한 노래이기도 함 (물론 찌릿찌릿은 나옴)
노래 들어보니까 활기차고 풋풋하고 사람을 기운나게 하는 에너지가 있는 여름 느낌의 힐링송 느낌?
그리고 노래 후반부에 달려 달려! 하는 부분이 노래 신나게 하고 풋풋하고도 활기찬 느낌 줘서 좋음
사운드도 청량하면서도 담백하고 이런 분위기가 끝까지 통일성 있게 가줘서 곡 깔끔하게 잘 뽑은 거 같음
축제나 팬미팅에서 부르기 딱 좋을 거 같네
3. 앨범 듣고 나서 총평: 앨범 퀄리티가 좋은 것과 별개로 이후 성공하려면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청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청순 노래를 진짜 좋아하는 청순파이기도 하고
이런 느낌의 노래를 낸 그룹이 오랜만이라 추억보정+본인 취향으로 평소 기준보다 수록곡들 좋게 평가한 감이 있긴함
그렇지만 이 정도면 내가 청순컨셉에 거는 기대치를 충족할만한 퀄리티 가진 앨범 수록곡들이라 걸크러시는 복잡해서 정이 안 가고 청순컨셉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 만족스럽게 들을만함
다만 아쉬운 점은 컨셉 자체는 잘 소화했지만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청순의 키워드가 없다는 거?
러블리즈는 아련청순, 여자친구는 파워청순, 오마이걸은 몽환청순이라는 카테고리로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팬들을 많이 모았음
근데 첫사랑은 청순 자체는 잘 소화했으나 다른 그룹(특히 러블리즈)이 연상됨
나같이 청순컨셉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은 계속 듣겠지만
청순그룹으로 유명해지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첫사랑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청순컨셉을 잡아야한다.
그렇지만 걱정되는 건 청순컨셉의 그룹에서는 사운드 변화 이런 걸로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기 힘들다는거임
걸크러시 컨셉 음악에서는 화려하고 웅장한 사운드로 그룹의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데 청순 컨셉은 뒤에 깔려있는 사운드보다는 가수의 목소리(가창력, 음색)가 더 중요함
여자친구에서 파워풀하고 힘 있는 유주가 없었다면,
여자친구가 파워풀하고 격렬한 청순 컨셉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러블리즈에서 독특한 음색을 갖춘 케이, 류수정, 유지애가 없었다면 아련청순한 음악을 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하이라이트 때마다 고음을 시원하게 지를 수 있는 정은지가 막판 합류를 안했다면 에이핑크가 지금처럼 뜰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보거든
결국은 청순그룹으로 성공하고 팬을 늘리려면 케이같이 노래의 컨셉에 방점을 찍어줄 음색괴물이 있어야하거나 유주 정은지처럼 강력한 메인보컬이 있어야
사운드가 화려하지 않은 청순 노래에 보컬로 엄청난 임팩트를 줄 수 있고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 찾게 됨
그렇지만 그룹 첫사랑은 그런 실력을 갖춘 멤버가 안 보임 애초에 유주 정은지 케이 같이 실력 완벽한 아이돌이
손에 꼽히는지라 안 보이는게 당연한 거 일수도 있고
그래서 이번 앨범 평을 좋게 내리는 것과 별개로 청순 컨셉으로 데뷔한 첫사랑이 이전에 청순 계보 한 축을 담당해서 인기를 끌었던 그룹들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부호임
옛날에 러블리즈 좋아했는데 비슷한 느낌이긴 하네 타이틀곡 좋은듯
첫사랑 멤버들이 러블리즈처럼 음색들 독특했으면 노래의 매력이 더 살았을 거 같긴함
멤버 전원 한국인에 성도 다 다르고 본명으로 활동하는 그룹이라 에이핑크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음악색깔은 러블리즈랑 닮아서 개인적으로 요즘 관심 생겼음
이제는 걸그룹 기대도 안되더라 점점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