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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전국 일주 도전 데라다씨
휠체어 밀어주기 캠페인을 벌이며 일본 전국을 여행 중인 데라다 유스케 씨와 아내 마유미 씨(왼쪽 사진). 15일 오후 데라다 씨가 요코하마에서 학생들에게 캠페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데라다 유스케 씨 제공·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email protected]
“혹시 휠체어 좀 밀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15일 오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濱). 역 앞에 있던 4명의 여고생 앞에 휠체어 한 대가 멈춰 섰다. 휠체어에 탄 뇌성마비 장애인 데라다 유스케(寺田ユ―スケ·28) 씨가 “휠체어 밀어주기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며 여행 중”이라고 하자 여고생들은 “재미있겠다”며 건널목까지 안내했다.
남녀 대학생들이 이어받아 휠체어를 밀었다. 대학생 오사미 레이 씨(20)는 “어릴 때 할아버지의 휠체어를 밀었던 기억이 나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데라다 씨는 6명의 시민에게 안내를 받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 시민들 도움 받아 ‘6532km 휠체어 여행’
데라다 씨는 지난해 4월부터 휠체어를 타고 일본 전국(47곳)을 다니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나고야 홋카이도 등 동북 지역 16곳을 완주했다. 8월부터 올해 말까지는 간사이 규슈 오키나와 등 나머지 남서 지역을 여행한다. 총 이동 거리는 6532km로 서울∼부산을 8번 왕복하는 수준이다.
그는 2년 전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던 중 힘들어 끙끙댄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가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주위 사람에게 부탁해 보라”고 조언했다. 도움을 받는다면 어디까지 여행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이동거리가 길 때는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해야 했는데 4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됐다. 그때마다 용기를 준 것은 길에서 만난 시민들이었다. 후쿠이현의 절벽 관광지 도진보(東尋坊)에서 만난 선물가게 주인은 그를 등에 업고 절벽 밑으로 내려가 바다를 보여줬다. 데라다 씨는 “그때 본 절경은 평생 잊을 수 없다”며 웃었다. 지금까지 그의 휠체어를 밀어 준 시민은 320명에 이른다.
○ 다음 목적지는 한국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했던 데라다 씨는 운동장을 마음껏 뛰어다닐 수 없었다. 걷는 것만으로 땀이 비 오듯 했다. “나는 왜 이럴까”라고 자책했다. 그의 10대 시절은 어두웠다.
20세가 되던 해, 자존심 때문에 타지 않던 휠체어에 몸을 실었다. 예전엔 몇 m 가는 것도 끙끙거렸는데 휠체어를 타니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마치 신데렐라의 ‘호박마차’ 같았다. 현실을 받아들이니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1년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애가 비극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개그맨 활동도 했다. 적극적으로 살다 보니 최근에는 평생의 반려자도 만났다. 아내인 데라다 마유미(寺田眞弓) 씨는 “함께 있으면 나도 삶을 적극적으로 살게 되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했다.
8월 새로운 전국 일주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만들었는데 이틀 만에 100만 엔(약 1016만 원)이 넘게 모였다. 그는 “그동안 비장애인에게 지기 싫은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인생을 한발 한발 내딛게 돼 행복하다”며 “캠페인을 통해 바뀐 것은 시민들이 아닌 나”라고 말했다.
평소 한국 드라마와 한식을 좋아한다는 그는 내년에 한국에서 전국 일주를 하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취업난 등으로 힘들어하는 또래 한국 청년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데라다 씨는 “힘들어도 도전하면 반드시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라며 “뇌성마비 장애인인 나로 인해 한국 친구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요코하마=김범석 특파원 [email protected]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 지 모르지만 꼭 장애를 이겨내시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기 간절히 바랄게요! 🥰
와!!!!!!
ㅊㅊ
ㄹㅇ멋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