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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조선사> 011 국호를 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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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제1대 태조

 

조선은 명나라에 건국을 알리며, 국호를 조선 과 화령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달라고 부탁했다. 명나라 홍무제는 "동이의 국호 중에서 오직 조선이란 칭호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 유래가 오래되었으니 이 이름에 근본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을 본 받아 백성을 다스려 후손을 길이 창성하게 하라."라며 조선을 선택했다. 이로써 고려를 이은 새로운 나라의 이름은 조선이 되었다. 

 

나라의 국호를 명나라가 선택했다는 점에서 사대주의가 시작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조선으로 국호가 결정되기까지 많은 정치적 역학관계를 따지고 보면 이는 조선의 매우 실리적인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14세기 말  원나라를 북쪽으로 내쫓고 새롭게 등장한 명나라는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며 주변국에게 명을 섬기는 사대 질서로의 편입을 요구했다. 조선도 예외일 수 없었지만, 내막을 자세히 살펴보면 명나라에게 조선의 건국과 이성계는 불편하고 껄끄러운 존재였다.

 

명나라에 충성을 맹세했던 고려가 망하고 새롭게 등장한 조선이 명나라가 추구하는 사대 질서 안으로 들어올지는 미지수였다. 

 

만약 조선이 명나라에 쫓겨 몽골고원으로 이동한 북원과 손을 잡으면 명은 큰 위협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이성계의 뛰어난 무공은 명나라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10만 명의 홍건적을 수천 명의 병사로 격파해 개경을 수복하고, 원나라 장수 나하추의 공격도 봉쇄시킨 이성계는 명에게도 두려운 존재였다. 또한 수많은 여진족이 이성계를 따르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조선도 정권 교체의 격변기에서 무리하게 명과 무력 충동을 일으킬 필요가 없었다. 조선의 건국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호를 결정해달라는 부탁은 명의 위신을 높이는 일이었다. 결국 조선이 국호를 선택해달라고 요청하고, 명이 선택해주는 시나리오는 조선과 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홍무제가 선택한 '조선'은 내부적으로 기자와 단군의 후계자라는 점에서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보다 정통성을 강화할 수있었다. 그리고 백성들의 반발을 줄여주는 역할도 했다.

 

반면 이성계의 고향 '화령(함경도의 영흥 옛 이름)'은 두 나라의 우호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화령은 원나라의 수도를 일컫는 명칭이기도 했다. 조선은 화령이 고려를 계승하면서 한민족을 대표하기에는 부족한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화령'은 명나라가 '조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오답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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