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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식의 세계화" 어떻게 전망되며 어떻게 나아가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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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카 청꿈실세
한식의 세계화는 우리나라의 오랜 숙원과 같은 정책과제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많은 자원을 쏟아 부었다. 세계 각국에서 한식을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거나, 한국에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어 메뉴판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홍보 정책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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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해외 신문지면 광고에 한식 관련 광고를 내거나, 한식을 해외에 나가 판매하는 각종 관찰 예능이 인기를 끄는 등 민간 분야에서의 노력도 더해졌다. 또한 최근 유튜브 먹방, 쿡방 등을 통한 관심까지 더 해지며 한식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관심들이 실질적인 한식의 위상 변화에 도움을 주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 분석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행해지던 3가지의 조사를 통합해 시행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차 년도 조사까지 진행된 본 조사는 앞으로 한식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짐작케 하는 도구로써 유효한 가치를 지닌다.


 


이번 조사는 2020년 8월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총 14개국 16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월 1회 이상의 외식을 경험하는 20~59세의 현지인 8,000명이 조사 표본이었으며, 각 도시별로 500명의 표본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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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주요 16개 도시의 한식 인지도는 57.4%로 전년 대비 2.8%p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꾸준한 증가세(’18: 54.0% → ’19: 54.6% → ’20: 57.4%)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한식에 대한 만족도는 81.3%로 작년 대비 0.1%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대로 보다 공격적인 홍보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한식당 방문 경험은 66.5%로 전년 대비 8.4%p 증가했으나, 한식당 경험자 대상 월평균 방문은 코로나19 등 이유로 0.9회 감소했다. 자주 먹는 한식은 ‘김치’가 33.6%, 비빔밥이 27.8%, 한국식 치킨이 26.9%로 1~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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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선호하는 한식으로는 한국식 치킨 13.3%, 김치 11.9%, 비빔밥 10.3% 순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식 치킨이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것과 김치가 가장 선호하는 음식 2위, 가장 비선호 하는 음식 3위에 동시 랭크된 것이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식의 대표주자인 김치에 대한 홍보 방식을 고민해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라별로 북중미는 ‘불고기(12.8%)’, 유럽은 ‘비빔밥(12.6%)’, 동북아시아는 ‘삼겹살 구이(11.6%)’, 동남아시아는 ‘김치(14.9%)’, 오세아니아·남미·중동은 ‘잡채(7%)’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해외 소비자들은 한식을 주로 ‘매운(32.5%)’, ‘색다른·이색적인(32.4%)’, ‘풍미 있는(31.4%)’, ‘대중적인(29.0%)’, ‘반찬 가짓수가 다양한(28.8%)’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당 이미지를 참고해 한식 홍보 플랜을 세우면 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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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다수 국가에서 한식의 인지도와 만족도는 비례하는 경우가 많으나,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과 영국(런던)의 경우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만족도는 다소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해당 국가는 한식의 입지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을 알리고 보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의 한식 인지도와 만족도 비율이 높은 반면, 일본의 경우 한식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나, 국가 간의 외교 관계와는 별개로 한식 홍보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 수립이 필요해 보였다.


 


앞으로의 한식이 나아갈 길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많은 언론들은 ‘한국식 치킨’에 주목했다. 김치보다 치킨이 선호도에서 앞섰다는 것,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식 치킨을 한식으로 인식하고 즐긴다는 것 등에 관심이 쏠렸다.


 


사실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음식의 대표주자인 김치, 비빔밥이 치킨에 비해 선호도가 밀렸다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오랜 시간 많은 자원을 쏟은 입장에서 씁쓸한 기분을 감출수 없을 것 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의 한식 홍보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많은 언론이 주목한 치킨의 사례만 봐도 그러하다. 냉정히 말해 우리나라 정부는 김치와 비빔밥 등에 비해 한국식 치킨을 ‘한식’ 이라는 이름하에 전면적으로 홍보한 적이 거의 없다.

 


사실 ‘한국식 치킨’이라는 단어 자체도 국민들에게 생소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이며, 관련 기사에 달린 의견들을 보면 ‘우리가 시켜먹는 치킨이 정말 한식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외국 소비자들은 한국식 치킨을 가장 맛있게 먹었고, 이를 한식으로 인식했다. 오랜 시간 애써온 한식 홍보가 어딘가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다.


 


최근 중국 유튜버들의 ‘김치공정’ 등의 이슈를 볼 때, 대한민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와 비빔밥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노력은 1000% 이상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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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조사를 통해 느낀 것은 전통적인 음식의 홍보와 함께 한국인들이 실질적으로 많이 즐기면서 외국인들의 입맛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는 한국 음식’에 대한 홍보가 지금보다 적극적이고 다채롭게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한국식 치킨이 유명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국민들이 치킨 집을 운영하거나, TV 방송이나 유튜브 먹방 등을 통해 한국식 치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지인들과 치킨을 먹어보는 등의 경험 때문이다. 정부의 홍보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때문에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한식 메뉴에 대한 홍보와 시식 기회 제공 등 새로운 한식 홍보의 방향성 확립이 절실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밥, 파스타 등의 음식들 역시 홍보 효과와 함께. 많은 타국인들의 입맛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메뉴였기에 지금의 위상을 이뤘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분석과 노력이 조화를 이뤄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다양한 한식, 간식 등이 세계로 퍼져나가고, 김치, 비빔밥, 불고기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한식 세계화’가 이뤄지길 바라본다.


특정 기업의 제품이 매장에 보다 많이, 보다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진열되도록 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어느 한 전략이 우수하다고 하기에는 힘이 들고, 두 가지의 전략이 균형있게 펼쳐질 때 비로소 그 효과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자, 과연 세계 외식시장에서 한식의 현주소는 어떤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전 세계 어딜 가도 찾을 수 있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중국 식당의 예는 차치하더라도, 세계의 내로라 하는 유명 호텔, 국제 공항과 같은 공공 장소는 물론이고, 이제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최고의 유명 쉐프들이 앞을 다투어 일식을 주제로 한 자신들만의 요리를 멋들어지게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이제는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 널리 퍼진, 말 그대로 ‘세계화’가 된 일식을 보면 그 정답은 쉽게 나온다. 오죽했으면 러시아의 신흥 부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고급 음식’인 스시를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의 유명 호텔에서도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한식당과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한인 동포들이 운영하는 영세형 한식당들 일색인 지금의 모습은 일식의 위상과는 극적으로 대립하며 한식의 세계화와는 아직도 현실적인 괴리감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둘이 아름다운 화음을 낼 때, 세계인들은 곳곳에서 한식당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쯤 되면 파란눈의 쉐프가 만들어 선보이는 김치찌개를 맛보는 것도 그리 놀랄 일도 아닌것이 될테지만


몇 년 전만해도 한인들이 주를 이뤘던 한식당에는 외국인들의 비율이 늘고 있고, 월가에 자리를 잡은 한식과 멕시코 음식인 타코의 퓨전 푸드 트럭 앞에는 점심시간이면 주식시장의 촉각을 다투는 뱅커들도 30분 이상을 기다려서 먹고 간다고 한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러한 현상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아직도 큰 물결이 되기에는 부족함을 직시해야 한다. 오히려, 비빔밥을 맛스럽게 비벼대는 외국인의 모습, 갈비를 쌈에 싸서 한 입에 넣는 몇몇 외국인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여 비춰주는 언론의 보도를 통해 마치 한식의 세계화는 벌써 이루어진지 오래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인기 메뉴가 된 것 같은 잘못된 착각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한식홍보 노력들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 자세는 견지하되,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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