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연대기를 정주행하고 홍준표 시장님의 정치 일대기를 다시 회상해봤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생각하는 홍 시장님 정치 인생 최대 위기는 크게 세 번 있었다. 한 번은 DJ 저격수 했다고 억울하게 의원직 박탈당하신 것, 또 한 번은 성완종 리스트에 억울하게 연루되신 것. 이 두 사건은 모두가 다 알 거다. 물론 두 사건 모두 아무 죄 없는 게 확실하니 잘 살아남으셨고 무사히 귀환하셨다. 우리 홍 시장님 같은 순수무결 위인이 이순신, 세종대왕, 유일한 회장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나머지 한 번의 위기는 의외로 사람들이 잘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한 번은 바로 19대 총선 낙선 후다. 단순한 낙선 정도가 아니였다. 이 당시의 홍 시장님은 오세훈 캐삭빵 사건 때문에 한나라당 대표직도 잃으셨고 현역 지역구였던 동대문을도 잃고 그야말로 정계 은퇴 직전까지 내몰리셨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김두관 지사가 경선도 통과 안 했으면서 캐삭빵을 하는 바람에 경남지사 자리가 비었고, 홍 시장님은 총선에서 낙선하신 대신 고향에서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경남지사 재직 당시 경남에 채무제로, 무상급식 특별감사를 통한 개선, 취수원 문제 종결 등 굵직한 치적을 세우신 덕에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셨으며 이것을 대구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계시다.
또한 박근혜 탄핵 사태 때 경남지사로서 중앙 정계에서 비껴나 있은 덕분에 탄핵의 똥물을 피하셔서 대통령 후보와 당대표까지 되시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에 이르셨다. 만약 19대, 20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되셨다면 6선 의원이 되셨을 거고, 그러면 최순실 사태쯤에는 국회의장을 하고도 남으셨을 레벨이실 테니 (굳이 국회의장이 아니더라도) 중앙 정계에 떨어진 똥물을 직격탄으로 맞으셨을 텐데 오히려 고향으로 하방하신 것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김두관 지사는 어렵게 당선된 지사직까지 던져가면서도 끝내 유력 대권주자로 성장하지 못했지만 정작 홍 시장님은 정계 은퇴 위기 속에 김두관이 던져준 경남지사직 덕분에 김두관 본인이 오르지 못한 유력 대권주자 1위에 오르셨다. 우리는 김두관의 이 훌륭한 엑스맨짓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김두관 너무 욕하지 말자ㅋㅋㅋㅋ 알고 보면 찢이랑 애미추한테도 밀린 불쌍한 인물이고 우리 홍 시장님을 살려드린 최고의 생명 은인이다.
하지만 똥은 똥
제 글은 어디까지나 반어법입니다ㅎㅎ
하지만 똥은 똥
제 글은 어디까지나 반어법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