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 파병에 이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자행하는 등 우리 안보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책임을 희석하고 도리어 비난의 화살을 정부에 돌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권에서는 "종북 본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와 러시아 파병,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안보관을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안보 상황이 엄중하지만,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북한 파병을 기회로 한반도의 전쟁을 획책하려 한다'고 선동하고, '고문 기술 전수를 하러 가느냐'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망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며 "강성 친명(친이재명) 조직은 북한과 러시아마저 시인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근거가 빈약하다고 주장하더니 '북한군 파병은 북러 차원의 합동군사훈련'이라며 북한군 파병을 극구 두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종북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위급한 국가 안보마저 정쟁의 불쏘시개로 악용하는 민주당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하루속히 이성을 되찾고 초당적인 안보협력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참은 "고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전날(30일·현지시간) 한미 국방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쏘아 올린 ICBM 도발이지만, 지난해 12월18일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것으로부터는 10개월 만이다.
북한이 올해 30차례 오물풍선 위협을 일삼은 데다 최근 러시아 파병으로 우리 안보를 직접 겨눈 상태에서 ICBM 도발을 자행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지시했다.
합참도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불법적 도발을 지속 감행하고 있다"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북한의 각종 불법 도발을 우리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다. 민주당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안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도리어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주체가 우리 정부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전쟁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위험천만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응책으로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모니터링단' 파견 추진을 검토하는 데 대해 도리어 이같이 비난한 것이다.
진 의장은 또한 북한이 우리나라가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북한도 증거라고 하는 것을 유엔사에 제출해 진상조사를 성실히 받으라"면서도 "사실이 아니라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고 북한의 도발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빈약한 근거'를 운운하며 북한을 우선 비호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반응이다.
진 의장은 납북자 가족 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이라며 "정부도 전단 살포를 강력히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북핵 위협과 쓰레기 풍선 도발, 대남 방송을 지적하는 대신 납북자 가족과 대북 전단 살포 탈북민 단체를 비난한 것이다.
이 대표도 이날 북한의 대남 방송 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강화군 당산리 마을을 방문, "정치와 국정이 잘못되다 보니 결국 여러분이 직접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긴장을 격화하고 서로 공격 행위를 감행해서 우리가 서로 피해를 입을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주민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 당국의 결단"이라며 "남측 민간단체들이 정부의 묵인 아래 대북 전단을 날렸고, 북한은 대응 차원에서 쓰레기 풍선, 남측은 다시 대북 방송 재개로 대응했고 북한이 대남 방송을 재개했다. 이걸 되돌려야 한다. 상대가 되돌릴 때까지 따라하면 누가 중단하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북한의 안보 위협 책임을 희석하고 도리어 도발의 책임을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에 돌려 인과관계를 탈바꿈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종북 성향은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며 "천안함을 침몰한 게 북한 어뢰라는 사실이 국제조사단에 의해 입증됐을 때도 민주당은 온갖 꼬투리를 잡아가며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며 "왜 전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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