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국민여론조사 일부를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 타임라인 역시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 주 한 전 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당 안팎 세 모으기에 돌입하며 정치권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정국에서 자신이 영입에 공들인 인사들과 만나 '식사정치'를 하거나 안부 인사를 건네는 등 물밑에서 접촉을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국민 추천 인재로 울산 남갑에서 당선돼 원내에 진입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총선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원 유세에 나선 가수 김흥국 씨를 만났고, 자신의 1호 영입인재인 정성국 의원과도 함께 식사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한 전 위원장이 당내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전당대회 등판 전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이 당내 인사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이) 사람을 만나고 있고 사람을 확인하는 것 같다"며 "확인한다는 의미는 진짜 같이 갈 수 있는 지에 대해 확신이 드는 사람을 노트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또 "(출마 선언을) 다음 주로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오늘부터 다음 주까지 한 전 위원장의 동향이 확실히 결정될 것 같다"며 "아마 멀지 않은 시간 안에 윤곽이 드러날 테니 잘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캠프를 차렸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신중하게 움직이는 한 전 위원장 스타일 상 캠프 구성은 아직 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위한 보폭을 넓히면서 그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옛날에 원외 당대표를 모시고 원내대표를 해봤다"면서 "원외 당대표 장점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사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원내에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또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투쟁의 핵심인 만큼 의회를 통해 막아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원내 당 대표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친윤(친윤석열)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의 '지구당 부활' 메시지를 겨냥, "지금은 지구당 부활 같은 정치권의 밥그릇 챙기기 이슈가 아니라 저출생과 연금, 고물가와 고금리, 주택 가격과 주식 등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한다"면서 견제에 나섰다.
또 한 전 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를 연일 저격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지난 총선에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당내 견제도 상당한 상황이지만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과정에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반영하기로 하면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가도에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를 20% 반영해 선출하는 안을 의결했다. 현행 100% 당원 투표로 선출되는 방식에서 민심을 반영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갑론을박이 많았던 지도 체제는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비대위에서 의결이 됐더라도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각각 열고 전대 룰을 반영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상정해 의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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