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여의도와 서초동을 강타하자 국민의힘이 전략적 공세에 부심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관련한 의혹 제기로 오히려 야권에 역공을 맞았다는 당 내 평가가 나오면서 공세 지점을 전환하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정숙 여사의 기내 식비 논란 등은 자칫 야당에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어 당에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면서 "헛발질이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야당에서 벌써부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비용을 거론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당 내 우려에도 여전히 김 여사 인도 타지마할 외유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배현진 의원은 "무려 정부 3개 부처를 동원해 전례없이 이뤄진 영부인 단독 해외방문 예산 급조와 지출, 그 적법성에 대해 면밀히 수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의 자세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투명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안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국면으로 바뀌어버린 김 여사 외유 의혹이 여론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문 전 대통령 측과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가 순방기를 운용했던 대한항공 측의 이야기를 꺼내들며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쪽에서 해명이 계속적으로 나오면서 진실공방으로 가는 국면인데, 국민은 이런 이야기가 계속되면 오히려 피로감을 갖는다"면서 "직관적인 여론전과 공세가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정숙 공세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중형 선고를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에 벌금 2억5000만 원, 추징금 3억2595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등을 북한에 대납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대표를 이 전 부지사의 공범으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김정숙 특검론은 우리 당에서도 설명이 길어지고 있지만 '이화영이 유죄면 이재명도 유죄'라는 건 이 한 마디로 명징해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국민께 이 대표의 실체를 알리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여당은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 사태를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현실화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이) 협상 기간도 두지 않고 이렇게 (일부 상임위원회 단독 배분) 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를 구하기에 지금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적어도 민주당이 원하던 11개 상임위를 반드시 가져가서 원하는 대로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라고 하는 것은 결국 이 대표를 구하기 위해 쭉 진행된 타임 스케줄대로 가기 때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대신 나서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수사 과정을 들여다보는 '대북송금 특검'을 적극 추진하는 점도 국민의힘은 공세 지점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은 이미 법원에서 대북 송금 사건의 중형이 선고됐음에도 수사 과정을 다시 조사한다며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며 "기승전 특검의 본질은 방탄이다. 결국 대선 때까지 최종 판결을 미루고 미뤄서 대통령이 된 후 유야무야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6/11/20240611002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