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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날수 없어” 네덜란드 前총리 부부 ‘동반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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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맹이 청꿈직원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47514?type=editn&cds=news_edit

 

1982년 9월 네덜란드 총선에서 투표하는 반아흐트 부부.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1

 

드리스 판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가 5일 자택에서 문자 그대로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93세 일기로 동반 안락사를 택한 것이다. 판아흐트 전 총리가 2009년 설립한 ‘권리 포럼’ 연구소는 70년간 해로한 판아흐트 부부와 외제니 여사가 투병 끝에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1977년부터 5년간 재임한 판아흐트 전 총리는 학생 시절부터 만난 아내를 항상 ‘내 사랑(my babygirl)’이라고 부르는 등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2019년 팔레스타인 추모 행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이후 외제니 여사도 건강이 악화됐다. 두 사람은 서로 “혼자서 떠날 수 없다”고 해왔다고 권리포럼은 전했다. 유족으로는 세자녀가 있다.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는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치료의 가망이 없고, 죽고 싶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등 6가지 기준이 충족될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8720명에 이른다. 

그런 네덜란드에서도 동반 안락사는 4년 전 처음으로 이뤄졌다. 2020년 13쌍으로 시작해 2022년엔 두 배 이상인 29쌍으로 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집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신중한 선택을 내린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반드시 한 사람씩 따로 의사를 물은 뒤 진행한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센터 대변인 엘케 스바르트는 동반 안락사가 드문 이유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에 “두 사람이 동시에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치료될 가망이 없고, 함께 죽음을 원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판아흐트 전 총리는 네덜란드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공개적인 팔레스타인 옹호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법무장관과 총리, 외교장관을 연달아 지냈다. 이후 1999년 아내와 성지순례를 하던 중 팔레스타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뒤 관련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고 2021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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