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신년 대담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파우치) 수수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국민들에게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좀 더 단호하게 처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의 대담에서 "아내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다. 저희가 서초동 아파트에 한 6개월 가량 살다가 이제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의 사무실이 지하에 있었다"며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와의 동향이라면서 친분을 얘기를 하며 자꾸 오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한테 만약에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를 했더라면, 저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저라면 조금 더 좀 단호하게 대했을 것"이라며 "제 아내 입장에서는 그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기를 바랄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며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은 관저에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조금 더 선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정치공작'이라고 명확히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정치 공장의 희생자라는 여당 주장에 동의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시계에다가 이런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그리고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서 이렇게 이거를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러나 '정치 공작이다'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박절하게까지 누구를 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을 해야 되겠다는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또는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해 대통령 부인을 시스템으로 보좌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어떤 제도든지 비위가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고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걸 박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이 이슈로 부부싸움을 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전혀 안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동안 녹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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