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통합형비례정당' 형태의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히자 제3지대 인사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역시 딱 예상했던 대로 결정을 했다"며 "준연동형 비례제가 병립형보다 좀 더 진전된 제도라고들 하지만, 위성정당이 있는 준연동형 비례제도가 최악이라는 것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번 총선 전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하나 만들어보자고 대한민국의 선거제도와 정당제도를 누더기로 만들어버린 민주당이 이번에도 똑같은 일을 했다"며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가. 의석 몇 석을 더 얻자고 헌법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 제도를 이렇게 누더기로 만들어도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통합형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로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 대표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려면 정상적으로 비례후보를 내면 된다"며 "그걸 안 하면서 위성정당이 본당과 합당하면 국고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법안을 위성정당 방지법이라고 내놓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도 이 대표의 발표 내용을 비판했다. 박원석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본인이 그동안 누차 공언했던 정치개혁 약속을 저버리고 또다시 위성정당 창당 결론을 냈다"며 "이로써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2번 연속 파괴한 상습범이 됐다. 의석 욕심에 눈이 멀어 어렵게 견지해 온 정치개혁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파 이원욱·조응천 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통합형비례정당은 사실상 위성정당의 다른 이름으로, 이재명식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문제의식을 실천하기 위한 반민주적 정당정치를 선언하고 대선 공약은 폐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국민은 다시 속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국회 2탄을 만들겠다는 민주당의 속내를 간파하고 있으며, 이 대표는 국민의 거대 양당 심판을 간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위성정당에 대해 "민주당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민주당과 무관한 정당도 아니다"며 "절반쯤은 위성정당이고, 절반쯤은 소수정당과의 연합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위성정당 창당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약속드린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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